온 세상을 꽁꽁 얼게 했던 겨울철이 지나고 꽃내음이 진동하는 봄이 왔다. 따사로운 봄의 정취를 느끼고 싶은 마음으로 많은 사람이 산행을 계획한다.

하지만 항상 안전사고를 염려해야 하는 소방관으로서 이러한 계절의 변화는 누가 어디에서 어떤 사고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먼저 든다. 봄철 해빙기는 일교차가 클 뿐만 아니라 겨울철 얼어 있던 땅이 녹으면서 수분량이 증가하여 지반이 약해지는 시기로 많은 산악 사고가 일어난다.

이 시기에는 산에 아직 눈이 남아 있고, 그늘진 곳은 얼음이 녹지 않아 무작정 산행에 나서면 사고 위험이 큰 만큼 몇 가지 안전 유의사항을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등산로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거나 날씨에 대한 사전정보 없이 산행을 즐기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틈틈이 기상 체크를 하며 사고에 대비하고, 정해진 등산코스로 다녀야 한다.

둘째, 산행 전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꼭 등산장비를 갖춰야 한다. 등산화 착용으로 발과 발목을 보호하고, 등산복을 입어 저체온증을 방지해야 한다. 비상 상황에 대비해서 랜턴, 응급의약품, 우의, 여벌의 의복 등을 준비해야 한다.

셋째, 등산 경험이 거의 없거나 평소 운동을 즐기지 않는 사람은 무리한 등산으로 근육통과 관절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산행코스를 정해야 한다.

넷째, 음주 산행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음주 산행은 일교차가 큰 산속에서 체온을 빼앗고, 심장에 무리를 주며 균형감각과 운동능력 저하를 가져와 실족 등의 크고 작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산행 중 조난 등의 위급한 상황 발생 시 신속한 119의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는 위치표지판을 숙지하고, 더불어 119 간이구급함 위치를 알아둬 유사시 대응할 수 있는 안전 상식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산행 사고는 순간 방심, 준비 부족, 무리한 산행 등 안전에 무감각해질 때 발생한다. 순간의 방심으로 자칫 대형 사고라도 발생하게 되면 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한 가정이 불행에 빠진다.

나에 대한 무지와 과신으로 인한 산행이 자신과 가족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없도록 산행에 필요한 기본수칙을 지켜 사고를 예방해 향기로운 봄 내음을 맞이하기를 바란다.

 

/안재근 수원남부소방서 소방행정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