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아픈기억'이 펜 잡은 계기
파주 살며 '더맛푸드' 외식업체 대표도
매주 월 낮 11시 관악FM 방송 진행자
시청자 사랑 '불어라 미풍아' 등 다수곡
“후배 뮤지션 도움 줄 선배로 남고 싶어”

“힘들게 활동하는 후배 뮤지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선배로 남고 싶습니다.”

각종 방송국 드라마 OST(배경음악)의 손꼽히는 전 서남대학교 예술경영학부 실용음악과 교수였던 박미주(사진) 작사가는 매일 도전하는 삶을 살며 작품하나 하나에 혼을 싣고 있다.

2014년 4월16일 있어서는 안 될 세월호 침몰 사건을 계기로 그는 펜을 잡았다. 피우진 못한 채 유명을 달리했던 아이들의 모습과 부모들의 모습에서 그는 그들의 아픔과 시련을 노래로 옮겨 영원히 우리의 기억 속에 함께 담길 원했던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노래가 '내가 다시 너를'이란 노랫말이다. “~다시 나를 놓지 마 절대 나를 지우지도 말아줘…. 사랑했다 너를 너무 사랑해 제발 나를 놓지 마… 절대 나를 지우지도 말아줘… 내가 다시 너를 찾을 때까지 너야~” 가슴 절절한 슬픔과 한을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써 내려간 노랫말.

이 노랫말에는 루비아빠라는 이름으로 작곡 활동을 하고 있는 가수 김대훈씨가 곡을 붙여 노래를 부른 뒤 SBS '마녀의 성'이란 드라마에 OST로 선정돼 많은 시청자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사실 박 전 교수의 유년기 시절 삶은 불우했다.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는 가정환경 때문에 학업을 중도에 포기해야 했던 박 전 교수는 지나칠 정도로 학업에 대한 갈증이 많았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봉제공장에서 미싱을 돌려야 했던 그는 이후 검정고시를 통해 그토록 갈망하던 고등학교 과정을 마쳤다.

그는 인생에서 그렇게 원했던 고등학교 과정을 통과했지만, 여전히 배가 고팠다. 이후 야간대학에 진학하면서 꿈에 그리던 학사모를 쓰게 됐고 대학원까지 도전해 끝내 성과를 이뤄냈다.

파주에 거주하는 박 전 교수는 현재 '더 맛 푸드'라는 외식업의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유아교육과를 전공했지만, 외식업에 관심이 많아 또다시 대학교의 문을 두드려 도전한 전공이 외식프랜차이즈다. 대학교에서 배운 외식업의 경영과 체계를 사업에 접목해 탄생한 것이 '더 맛 푸드'다.

사업은 날로 번창해 80여 개의 가맹점을 확장하면서 승승장구하던 박 전 교수에게도 시련은 왔다. 가족 간의 불화로 인해 사업에 큰 시련도 있었지만, 길었던 터널의 어둠도 박 전 교수를 이길 수 없었다.

박 전 교수는 방송에서도 만날 수 있다. 현재 매주 월요일 오전 11시에 방송되는 관악 FM 방송의 '박미주의 차 한잔할까요?'(FM 100.3㎒)의 DJ로 청취자들과 만나고 있다. 방송에서는 박 전 교수의 짙은 나이테를 들을 수 있다.

이처럼 파란만장한 삶의 흔적을 군부대나 기업 등에 다니면서 강의를 해오던 그는 이후 실력을 인정받아 서남대 예술 경영학부의 실용음악학과 작사학 교수로 많은 후배를 이끌었었다.

박 전 교수는 후배들을 가르치면서도 끊임없는 작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가 그동안 작사한 노랫말은 23곡에 이르며 이중 MBC 드라마 '불어라 미풍아', '다시 시작해'와 KBS 드라마 TV소설 '저 하늘에 태양이'에 OST가 삽입되기도 했다.

박미주 전 교수는 자신의 꿈에 대해 “꿈이란 도전하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열매”라며 “노력 없이 열매를 얻을 수 없기에 나도 그렇지만 오늘도 우리는 꿈을 꾸고 또 노력한다”고 말했다.

/파주=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