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 100선'. 내·외국인들이 꼭 가볼 만한 대표 관광지 100곳을 2년에 한 번씩 선정해 홍보하는 사업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함께 한다. 그만큼 권위를 뒷받침해 자치단체마다 뽑을 때면 촉각을 곤두세운다. 엄격한 서면평가·현장점검·최종 선정위원회 심사 등을 거치는데, 여기엔 관광학계·여행업계·여행기자·여행가 등 관련 분야 전문가도 참여한다. 이런 까다로운 절차를 통해 비로소 우리의 발길을 끄는 지역 관광지가 탄생한다.

올해도 5회를 맞아 지난 1월29일 '2021~2022 한국관광 100선'이 발표됐다. 2013년 이래 5회 연속으로 19곳이 선정됐다. 국민들에게 친숙한 서울 5대 고궁, 수원 화성, 설악산국립공원, 안동 하회마을 등이다. 한국 관광의 '국가대표'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참 매력적인 관광지이다. 이번에 첫 '100선'에 오른 관광지는 모두 29곳. 인천에서도 3군데가 이름을 올렸다. 한국 근현대사 모습을 간직한 개항장 문화지구와 차이나타운, 역사와 문화를 더불어 느끼는 강화 스토리워크, 인천국제공항을 감싸안은 영종도가 그곳이다. 인천에선 소래포구와 송도 센트럴파크가 3회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이렇게 한번에 5곳이 알려지긴 처음으로, 경사를 맞은 셈이다.

먼저 새롭게 이름을 올린 3곳을 살펴보자. 개항장과 연계한 차이나타운은 1883년 인천항 개항 이듬해 이 일대를 청나라 치외법권 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생겨났다. 과거엔 중국에서 수입된 물품을 파는 상점이 대부분이었으나, 지금은 중국 음식점이 즐비하다. 초기에 정착한 중국인들의 2세나 3세가 이 거리를 지키며 '중국의 맛'을 알린다. 강화 스토리워크는 숨겨진 역사와 문화를 걸으며 느끼는 도보 여행길. 강화의 역사·산업·종교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대한민국 근대사와도 연결돼 더욱 의미를 갖게 한다. 영종도의 경우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서면서 유명해졌다. 탁 트인 바다를 바라다보며 영종·인천대교를 지나 만나게 된다. 간척공사를 통해 용유도·삼목도와 하나로 합해진 섬으로, 지금도 곳곳에서 아름다운 풍치를 자랑한다. 이처럼 인천엔 자연 경관과 함께 역사·문화적 관광 자원이 풍부하다. '개항도시'란 점에서, 직접 그 역사와 문화를 두루 살펴 볼 수 있는 강점이 수두룩하다. 이 참에 인천시에 관광과 관련한 주문을 하고 싶다. 눈에 띄는 곳들을 찾아 풍광뿐만 아니라 '인문'에 대한 관광 수요를 창출하자. 관광지를 '스토리 텔링'으로 이어나가 그 품격을 높여야 한다. 관광에 이야기를 더해 입혀야 한다는 얘기다.

코로나19로 인해 관광 분야가 많이 위축됐지만, '굴뚝 없는 산업'인 관광의 콘텐츠는 계속 발굴·육성돼야 한다. 그래서 관광객들이 자유롭게 찾아오는 지역으로 가꿔나가자. 자연·역사·문화를 어울어지게 함으로써 관광 자원이 조화와 균형을 맞추는 곳이었으면 한다. 아무쪼록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 '한국관광 100선'을 포함한 지역의 대표 관광명소를 마음껏 여행할 수 있는 날을 기다린다.

/이문일 논설위원 ymoon5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