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시 동구 만석동 인천쪽방상담소 분소 앞에 설치된 모금함이 지역주민들이 성금을 넣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쪽방상담소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13년째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들을 돕는 선행을 실천해오고 있다.

24일 인천내일을여는집 인천쪽방상담소에 따르면 사연은 지난 2008년 성탄절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역사회의 도움을 받아오던 쪽방촌 주민, 노숙인자활쉼터 생활인, 무료급식소 이용 어르신들은 자발적으로 한푼 두푼 성금을 모으는 자발적인 기부 운동을 시작했다.

자신들보다 더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겠다는 정성의 실천이었다.

올해로 13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 '특별한 기부'는 해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참여와 꾸준한 동참으로 확산하고 있다.

평소 동전을 모아 연말이면 저금통을 털어 기부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쪽방촌에 사는 김정남(84·가명) 할머니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동전을 많이 모으지 못해 아쉽다"며 "그 동안 쪽방상담소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 고맙고 미안했는데 소액이나마 기부를 통해 마음의 짐을 덜고 싶었다"고 말했다.

폐지와 고철을 수집해 생계를 꾸리는 임옥연(77·가명) 할머니는 "폐지를 줍지 못하는 날이면 마늘을 손질해 팔아 기부금을 모아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17일 인천시 동구 만석동 인천쪽방상담소 만석분소 앞에 설치된 모금함에는 나눔의 성금을 기부하려는 주민 100여 명의 발길이 이어졌다.

모금함은 24일 인천시 계양구 해인교회로 옮겨져 분류작업을 거친 뒤 난민 등 복지 사각지대 이웃을 위한 기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이처럼 인천의 쪽방촌 주민, 노숙인, 무료급식소 이용 어르신, 해인교회 성도 등이 2008년부터 올 초까지 13년 동안 진행한 모금운동에는 모두 1785만7840원이 모아졌다.

인천내일을여는집 이준모 이사장(목사)는 "코로나 등 여러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모금운동에 동참해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이들의 정성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혁신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