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화폐, 복지정책 연계 인기
도민 75% “경제 활성화 도움”

비대면 디지털 무역상담실 오픈
수출 판로 뚫기 상담·통역 지원
경기비즈니스센터 개소 수출 다변
도 중기 9월까지 수출19.6% 상승

지스타 2020 게임 전시회 열어
통역 등 지원 644억원 수출계약

경기도형 뉴딜 22년까지 5조여원
디지털·저탄소·안전 3대 분야 지원
▲ 경기도 지역화폐 소비 캠페인과 여론조사.

2020년 1월26일.

경기도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날이다. 도민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이후 도내 곳곳에서 확진자가 급증했다. 지역경제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코로나19가 경기도 전역을 집어삼키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경기도는 흔들리지 않았다. 위기 때마다 늘 한발 앞섰다. 경제 분야에서 창의적인 대책을 내놨다. 지역 화폐로 소비 위축을 해결했다. 비대면 시대에 맞는 수출 전략과 게임 산업 육성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경기도형 뉴딜 정책도 추진한다. 코로나19로 시작해 코로나19로 끝난 2020년을 넘긴 경기도는 올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재난 기본소득(지역 화폐), 전 세계가 주목

코로나19 상황에서 이재명 지사는 지난해 4월 경기 지역화폐 정책을 시행했다.

이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자 도입한 일종의 대안 화폐다. 31개 시·군이 발행하는 형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 유흥업소에선 쓸 수 없다. 대신 지역 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가게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 위기에 처한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와 소비 위축을 해결하는 경제 방역 정책이다.

지난해 4961억원을 발행했다. 2022년까지 총 1조5905억 원을 발행할 계획이다.

복지제도와 연계한 경기 지역화폐의 반응은 뜨거웠다.

정착 단계에 접어든 올해 지역화폐 사용 금액은 화성시가 1763억46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성남시 1554억4200만원·안산시 1335억900만원·시흥시 1152억3200만원·고양시 1076억4500만원·수원시 1037억9400만원·김포시 1036억3800만원 등의 순이다.

지역화폐 사용률에서는 연천군이 97.9%(46억9700만원)로 1위였다.

도가 지난 9월 도민 1000명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5%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조사 결과(63%)에 견줘 무려 12%p 상승한 수치다. <그래픽 참조>

이런 가운데 미국의 국제 문제 전문지 포린 폴리시(FP)와 대만 중앙 통신사, 일본 니혼게이자 신문도 지난 9월 이재명 지사의 지역화폐를 '위축된 경제를 살리는 창의적 해결책'이라고 극찬했다.

▲ K-경기뉴딜추진위원회 발족식.
▲ K-경기뉴딜추진위원회 발족식.

▲온라인·게임 콘텐츠 산업 세계시장 공략

코로나19는 경제 구도를 뒤바꿨다. 더는 대면을 허락하지 않았다.

도는 비대면 시대에 대비하고자 지난해 6월 디지털 무역상담실을 문을 열었다. 이는 중소기업이 해외에 가지 않고 수출 판로를 뚫을 수 있게끔 상담과 통역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도내 중소기업 1443개 회사가 참여해 화상으로 1774건의 수출 상담을 진행했다. 도는 또 아마존 등 세계적인 쇼핑몰 입점 판매도 도왔다.

수출시장 다변화도 모색했다. 지난해 3월 태국 방콕을 시작으로 5월엔 베트남 하노이, 8월엔 중국 연변에 경기비즈니스센터(GBC)를 설치했다.

이를 통해 도내 중소기업은 2020년 9월 29억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6% 오른 수치다.

도는 게임 산업 육성에도 힘을 쏟았다.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주최한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20'의 'BTB 라이브 비즈매칭'에 도내 게임기업 23개사와 참가했다.

그 결과, 총 5829만 달러(우리 돈 644억원)의 수출 계약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3배 많은 금액이다. 도는 도내 게임 기업의 해외시장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자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국제회의장에 온라인 다자간 통역센터를 구축했다. 이어 미국·남미·중동·유럽·동남아시아 바이어와의 1대 1 통역을 지원했다.

임문영 도 미래성장정책관은 “코로나19 시대에 대비한 온라인 수출과 게임 산업 육성 정책이 맞아떨어졌다”며 “올해에도 더 많은 도내 기업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끔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도 디지털 무역상담실 개소식.
▲ 경기도 디지털 무역상담실 개소식.

▲경기도형 뉴딜 정책으로 코로나 극복

경기도는 코로나19 시대를 극복하는 경기도형 뉴딜 정책을 추진한다.

핵심 크게 세 가지다. 데이터를 도민 품으로 돌려주고, 저탄소 시대를 구현하는 것이다. 또 도민 안전망 구축이다.

도는 2022년까지 디지털 분야에 2185억원, 저탄소 분야에 2조7905억원, 안전 분야에 2조3752억원을 투입한다. 사업비만 총 5조3842억원에 이른다.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과 공조하는 방식이다. 도는 이를 통해 32만개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도는 도민이 참여하는 데이터 일자리 사업을 한다. 이는 공공 데이터나 기업이 요구하는 데이터 처리 과정에 도민을 참여시켜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이다.

이어 2027년까지 16개 생활자원회수센터, 14개 자원회수시설, 10개 음식물 자원화 시설을 신·증설해 저탄소 산업 구조를 만든다.

여기에 도민이 참여하는 경기도형 주택용 태양광 보급 사업과 전력 자립 10만 가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어 그린에너지 축산단지 조성과 친환경 교통수단도 구축한다.

특히 광명·시흥 도시첨단산업단지에 수소 에너지를 도입한다.

경기도형 뉴딜 정책의 핵심은 안전 분야다. 도는 고용 안전망 강화, 디지털 사회 안전 인프라 구축, 안전 기반의 돌봄 경제 활성화를 주요 전략과제로 세웠다. 안전 분야에서만 28만45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도는 37억원을 들여 올해 건설안전 정보시스템을 구축한다. 도가 발주하는 건설공사를 대상으로 건설현장 안전관리 이력과 공사 전 단계 내용을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앞으로 이를 시·군 발주와 민간 건설공사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도는 고용지원을 강화하는 건설 일자리 구인·구직 플랫폼, 사회적 일자리사업과 고용안정을 지원하는 노동권익 서포터즈 운영, 기관별로 분리된 아이 돌봄서비스 종합 포털시스템도 만든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경기도형 뉴딜 정책은 코로나19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돌파하는 주춧돌이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모범적인 사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