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희 화성시 장애인 야간학교 교장]

어릴 적 오진으로 하반신 마비 …
이후 편견 맞서 인권운동가 활동
현재는 대학서 사회복지사 공부

“늘 꿈을 향해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여성이고 두 딸의 엄마입니다.”

화성시 장애인 야간학교 이경희(53·사진) 교장은 사회 활동하기에 남들보다 좀 불편한 자신을 이렇게 표현했다.

장애인 인권운동가로 하루를 25시로 살아가는 열혈 여성. 이 교장은 최근 화성시의 장애인활동 보조지원 사업 개편으로 장애인 단체와 화성시가 갈등을 겪을 때 그 중심에 서 있었다.

<인천일보 11월26일자 11면>

이 교장은 “가진 자가 주면 받고, 준 것을 도로 가져가면 무기력하게 빼앗겨야 하는 모습에 참담함을 느꼈다”고 한다. 화성시와 장애인 단체가 원만한 합의로 갈등이 봉합됐지만 받은 상처가 아물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도 이 교장은 지치지 않고 오늘도 장애인 인권 개선을 위해 쉼 없이 달리고 있다.

이 교장은 2살 때 담당 의사의 오진으로 약 처방을 잘못 받아 하반신이 마비된 이후 바깥세상과 담을 쌓고 집에서만 생활해왔다. 본인의 뜻과 무관하게 장애인이란 어색한 또 다른 이름을 새로 얻어 산 셈이다.

그러던 이 교장은 25살이던 해에 장애인 교육원을 홍보하는 한 라디오 방송을 듣고 문밖으로 과감하게 나왔다.

교육원에서 기술도 배우고 장애인 인권 교육을 받으면서 당당한 나의 삶을 찾았다고 회고했다.

2007년 동료들과 휠체어를 타고 배낭 여행을 시작하면서 그는 '장애인으로 산다는 것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본격적으로 장애인 인권운동가로 나섰다.

2013년 화성시 장애인 야간학교에 입학해 중·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그리고 현재 대학에서 사회복지사 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야간학교 2기 교장으로 활동하면서 장애인 인권 보장을 위해 차가운 아스팔트와 시멘트 바닥을 마다치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장애인 야간학교에는 현재 20~50대 장애인 30여명이 초·중·고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학업 습득이 쉽지 않지만, 누구보다 더 열성적으로 배움에 매달리고 있다.

이 교장은 “성인이 된 25살 될 때까지 집에서만 살아야 하는 것으로 알았다”며 “과감히 문밖으로 나설 때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싸워야 했다”고 했다.

그는 “정치인을 만나 장애인 정책을 제안하고 함께 고민해 주기를 요청하고 있다”며 “그러면서 하루가 다르게 조금씩 변하는 모습에 보람도 느끼지만, 아직도 제자리에 멈춰 있는 공직사회를 보면서 참담하다”고 했다.

이경희 교장은 “사회적 약자의 말을 귀담아들어 주는 세상, 그런 세상을 꿈꾸고 있다”고 했다.

/화성=김기원 기자 1kkw517@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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