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된 '인천 장수동 은행나무'. /사진제공=문화재청
인천 장수동 은행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됐다.

문화재청은 인천시 기념물 제12호인 장수동 은행나무를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예고한다고 7일 밝혔다.

남동구 장수동 만의골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이 은행나무는 높이 28.2m, 둘레 9.1m로, 나이는 800년으로 추정된다. 지난 1992년 12월 시 기념물로 지정됐다.

장수동 은행나무는 손상된 가지가 거의 없이 균형 잡힌 모습을 지니고 있다. 현재까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은행나무 24그루와 달리 뿌리에서부터 다섯 개의 굵은 가지가 갈라져 높게 솟아 있다. 나뭇가지는 수양버들처럼 아래로 늘어진 생김새가 여느 은행나무와는 다른 특징을 보이고, 생육 상태도 양호하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장수동 만의골에선 200여년 전부터 매년 음력 7월 초하루에 마을의 풍년과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당제가 열렸다. 장수동 은행나무 유래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영험한 나무로 알려져 마을 사람들은 집안에 액운이 있거나 돌림병이 돌면 나무에 제물을 차리고 치성을 올렸다. 또 나무신이 마을에서 인재가 날 수 있는 기운을 빼앗아 마을 사람들이 장수는 하지만, 인재가 귀하다고도 전해진다.

문화재청은 “도심 속에서 농경시대의 나무 숭배 의식인 당제가 오늘날도 지속되고 있는 점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등 자연·학술·민속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받았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인천 장수동 은행나무'라는 명칭으로 천연기념물 지정을 예고하고, 30일간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향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