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숙 양주골 이가전통주 대표]

고려 때부터 내려온 전통방식 재현
감미료없이 오직 '쌀·물·누룩' 사용
부드럽고 달달해 샐러드·미용 활용
2년 연속 한국 주류 탁주부문 '대상'
“와인보다 우수한 막걸리 알리고파”
▲ 양주골 이가전통주에서 생산·판매하는 전통주.
▲ 이경숙 대표가 자신이 직접 만든 떠먹는 술 '이화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막걸리 하면 시골, 아낙네, 양은 주전자 등이 떠오른다. 1970~80년대 시골 일터의 모습이다. 당시 농사꾼들은 새참 때 아낙네가 주전자에 가득 담아 온 막걸리를 한 사발 들이키며 힘들었던 피로를 풀곤 했다.

이처럼 대한민국 역사와도 함께했던 막걸리는 예나 지금이나 인기다. 요즘엔 제조 기술 발달로 예전과 다른 색다른 맛과 향을 낸다. 심지어 막걸리를 응용한 다양한 음식 요리도 등장했다.

양주시 백석읍의 한 양조장. 이곳에는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떠먹는 술'이 있다. 바로 '이화주'란 술이다.

이경숙 양주골 이가전통주 대표가 만든 술이다. 이 대표는 안동의 3대 김씨인 친정어머니(김기숙)로부터 술 빚는 비법을 전수 받았다. 술 빚는 과정은 전통방식 그대로다. 안동의 3대 고조리서(술제조법을 기술한 옛 문헌)인 온주법을 모태로 배꽃 필 무렵 빚었던 이화주와 세 번 빚은 곡주제조법으로 항아리 속에 술을 빚고 있다.

재료는 오로지 고품질 양주쌀, 물, 누룩만을 사용한다. 인공감미료나 방부제는 전혀 안 쓴다. 이런 과정을 거쳐 항아리 속에 3개월 숙성시켜 깊은 맛과 향을 살린다.

전통방식이라 시간도 오래 걸리고, 손도 많이 간다.

하지만 이 대표가 전통방식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다. 전통주는 발효식품으로 정성과 노력, 기다림을 통해서만 최고의 맛과 향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방식 그대로 재현해 만든 술은 이화주, 주줌치, 주줌치2, 주줌치17 등 총 4종류다. 이중 배꽃이 필 무렵 빚어낸 이화주는 마시지 않고 숟가락으로 떠먹는 술이다. 여름에는 찬물에 타서 마시기도 한다. 도수는 8.5도다. 고려 시대 때부터 빚어졌던 전통주로 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 달달하면서도 독특한 향을 지녔다. 걸쭉하면서도 촉감이 부드럽다. 맛과 향도 일품이다. 이 때문에 최근엔 식사 전후 디저트로도 좋고, 음식 요리에도 응용된다. 게다가 샐러드와 칵테일, 피부 미용에도 활용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양주쌀을 이용한 이화주와 주줌치는 양주시를 대표하는 특산주다. 전통주 계승부터 로고, 포장디자인, 특산주 상품화까지 이 대표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이러다 보니 이화주는 2년(2019∼2020) 연속 대한민국 주류대상 우리술 탁주 부문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경숙 대표는 “전통주는 발효식품으로 기다림의 술”이라며 “세계에서 인정받기 위해선 전통방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인이 애호하는 와인보다 우리술이 우수하다는 것을 널리 알리기 위해 사명감을 갖고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에도 진출해 세계적인 술과 당당히 경쟁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사진 양주=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