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화재가 발생한 S빌라와 용현119안전센터 간 차량 이동 거리. /출처=네이버 지도 서비스
▲지난 14일 화재가 발생한 S빌라와 용현119안전센터 간 차량 이동 거리. /출처=네이버 지도 서비스

화재 피해로 치료를 받던 중 끝내 숨을 거둔 ‘인천 용현동 초등학생 형제’ 동생이 화재 당시 형보다 6분 가까이 늦게 구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의 구조 활동이 세심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한 빌라에서 불이 났을 때 안방 침대 위에 있던 10살 형은 이날 11시26분24초에 구조됐으나, 책상 아래쪽에 몸을 숨기고 있던 8살 동생은 11시32분20초에 구조됐다. 동생이 형보다 정확히 ‘5분56초’ 늦게 구조된 것이다.

서 의원은 “동생의 주된 사망 원인이 ‘유독가스 다량 흡입’으로 인한 호흡기 문제여서 조금 더 일찍 발견해 구조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라며 “소방당국이 구조 당시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소방청은 당시 동생이 있었던 책상 사이와 침대의 이격 거리가 10㎝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이불에 싸여 있어 발견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서 의원은 또 소방당국이 11시16분에 접수된 동생의 1차 신고를 통해 정확한 위치를 특정하지 못한 데다, 주민의 2차 신고 때 ‘지금 애들만 있다’는 표현을 2차례나 듣고도 상황실 또는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이 2차 신고자 등을 통해 정확히 몇 명의 아이들이 살고 있었는지를 파악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서 의원은 “설령 2차 신고자를 다시 찾지 않았더라도 ‘지금 애들만 있다’는 취지의 표현을 2번이나 했다면 화재 현장에 요구조자가 1명이 아니라 최소 2명 이상이라고 가정하고 구조 활동을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구의 잘못을 탓하자는 게 아니라 앞으로 이런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소방청에서 구조 활동에 대한 매뉴얼을 보강하고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인천일보는 집 안에서 발생한 화재로 중상을 입은 초등학생 형제의 다급한 구조 요청이 소방당국에 닿은 지 ‘1분23초’가 지나는 동안 정작 화재 현장에서 170여m 떨어진 119안전센터가 출동 지령을 받지 못해 대기하고 있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인천일보 9월21일자 1면>

이 화재를 계기로 정확한 주소를 모르는 아동 신고에 대비해 긴급 출동 지령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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