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구인구직·비용절감…함께 있으니 일석삼조

재료표면 녹슬지 않도록 목적 맞게 처리
검단산단 요진 코아텍에 90개 기업 입주
15만㎡에 환경·기숙사·편의시설 다갖춰

농도표준화 공동실험실 운영 만족도 높여
데이터·통계화 통해 경쟁력 제고 큰 역할

5060 전문가 양성 … 구인구직난 해소
서구 '전국일자리대상 최우수상' 영예
인천표면처리협동조합에서는 농도표준화를 위한 공동실험실 운영 사업을 시작, 조합원들의 만족도를 크게 높였다. 센터 지하 1층에 큰규모의 실험실에서는 입주 업체들의 약품배합 데이터 분석 업무를 수행한다. 이를 통해 표면처리용 용재의 배합비율 표준화와 데이텅화, 통계화 등 체계적 관리를 통한 표면처리업체 경쟁력 제고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표면처리는 재료표면을 사용목적에 따라 마무리 하는 기술로 부품·금속합판 등 금속재료가 녹슬지 않게 표면을 도금·경화 처리하는 일을 말한다.

인천표면처리협동조합은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10여분 떨어진 오류동 검단산업단지에 조성된 인천표면처리지식산업센터(요진 코아텍)에 입주한 90개 조합원으로 구성됐다. 2013년 윤승남(66·단경 하이테크 대표) 현 협동조합 이사장이 중심이 돼 인천표면처리센터 사업추진위원회가 결성되고 그해 12월 협동조합을 결성하기에 이르렀다. 2017년 3월 준공된 인천표면처리센터는 아파트형 공장으로 표면처리업에 적합한 대기환경 설비와 폐수처리장, 대기환경방지 설비 등을 갖췄다. 현재 센터에 입주한 90개 기업이 조합원으로 구성돼 있다.

 

▲표면처리업계의 모범, 인천표면처리지식센터

2017년 준공된 인천표면처리지식산업센터는 뿌리산업으로 국내 제조업에 필수 불가결하지만 유해물질 관리가 어려운 표면처리 산업 집적화와 안전한 관리를 위해 출발했다. 표면처리 업체는 인천지역에만 약 550개, 수도권 전체로는 2500여 개가 흩어져 있다. 인천표면처리센터는 2만6400㎡에 연면적 15만㎡, 지하 1층~지상 8층으로 대규모 공동대기설비(스크러버), 폐수처리장 등 환경설비와 함께 기숙사, 각종 편의시설까지 갖춰 국내 최대 표면처리센터로 자리잡았다. 대지비, 건축비, 각종 환경시설 등에 총 1800억원이 투자됐다.

입주기업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제대로 된 공장을 갖추고 영업하면서 환경단속 때마다 가슴 졸이던 불안감이 사라졌고 폐수처리 비용도 최신식 시설로 인해 크게 절감됐다.

특히 센터로 밀집화되면서 협동조합에서는 농도표준화를 위한 공동실험실 운영 사업을 시작하면서 조합원들의 만족도를 크게 높였다. 센터 지하 1층에 100㎡ 규모의 실험실을 설치하여 입주 업체들의 약품배합 테이터 분석 업무를 수행한다. 이를 통해 표면처리용 용재의 배합비율 표준화와 데이터화, 통계화 등 체계적 관리를 통한 표면처리업체 경쟁력 제고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공동실험실 운영은 외부 기관에 맡길 때마다 들어야 하는 비용과 시간을 크게 절감했을 뿐 아니라 불량 손실 예방에도 기여해 원가 절감과 납품처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어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다.

윤승남 인천표면처리협동조합 이사장은 “큰 업체에서는 자체 인력과 실험실, 자동화 설비를 갖춰 일정한 고품질을 낼 수 있지만, 우리 같은 중소기업은 매번 외부 기관에 맡겨야 해 비용과 시간을 물론 일정한 고품질을 내기 힘들었다”면서 “센터로 밀집화하면서 공동실험실을 운영하면서 조합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 협동조합에 대한 위상도 저절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대구 불산 누출사고 발생 이후 환경부는 2015년 1월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을 제정하면서 2017년 12월 말까지 화학물질을 다루는 업체들이 사고에 대비한 제반 설치를 갖추고 자진신고를 통해 영업허가를 받도록 했다. 인천센터는 당초 수도권 곳곳에 30년 이상 된 노후 산업단지에서 이런 환경설비 기준과 영업허가를 맞추기가 어려운 만큼 기업 호응이 클 것이라고 기대됐다. 시설에 입주한 조합원들은 대체로 만족하고 있지만 관계 기관이 화관법에 대한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지 못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분양가 및 설비비 포함 적게는 수억원에서 20여억원을 투자한 입주업체들은 불만을 토로할 수밖에 없다.

윤 이사장은 “법을 지킨 업체들을 '바보'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법을 지키면 이득이 된다'는 '당근' 또한 필요하다”며 '코로나19로 어렵겠지만 환경을 생각하고 표면처리업의 발전을 위해 관계 기관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신중년(5060)을 위한 친환경 녹색 표면처리 전문가 양성교육은 전문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진행된 사업이다.

▲친환경 녹색 표면처리 전문가 양성사업, 전국 1위 수상

신중년(5060)을 위한 친환경 녹색 표면처리 전문가 양성사업은 국가 제조산업의 6대 뿌리산업 중 하나인 표면처리(도금)산업의 전문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인천표면처리협동조합을 수행기관으로 해서 진행된 사업이다.

산업단지 일자리 생태계와 연결되는 뿌리산업현장(인천표면처리센터) 내에서 표면처리기업 대표자(기능장 등)가 직접 전문기술교육을 시행하고, 교육훈련생들이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겪으며 체험하는 표면처리에 특화된 산업현장 일체형 직업훈련(이론-실습-현장실무)인 것이다.

현장 적응력을 강화해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공급하는 전국 최초, 현장맞춤형 전문인력 공급을 위한 차별화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인천시 서구는 교육 훈련 후 수료생들이 인천표면처리센터 입주기업을 비롯한 인천지역 표면처리업계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표면처리업계는 구인난을 해소하고, 취업 취약계층인 신중년은 인생 2막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업계와 신중년이 모두 행복감을 높일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올해 서구와 조합은 30명을 모집해 교육을 온전히 수료한 24명중 17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이 같은 사업을 바탕으로 서구는 2020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대상의 우수사업 부문에서 기초지자체 1위, 최우수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대상은 지난 2012년부터 고용노동부에서 전국 기초지자체를 대상으로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 창출 사업에 대해 지역산업과의 연계 및 수요대응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대회다. 서구는 올해 친환경 녹색 표면처리 전문가 양성사업으로 1차 인천시 평가를 거쳐 전국 단위의 2차 중앙평가에서 전국 지자체 중 우수사업 부문 1위, 최우수상으로 최종 선정됐다. 이번 수상으로 내년도 국비 공모사업 선정 시 가점이 부여돼 사업 우선권을 확보하게 된다.

조합측은 현장에서 즉시 투입가능한 전문인력 양성으로 기업요구 맞춤형 인력 공급과 더둘어, 현장체험 학습을 통해 기술습득시간을 단축해 기업의 생산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어려움 및 개선방안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가 진행한 인천지역 중소기업협동조합 공동사업 사례 및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인천표면처리협동조합은 친환경 녹색 표면처리 전문가 양성사업과 공동실험실 사업을 통해 중장년 재취업 지원 및 지역 산업맞춤형 일자리창출, 농도 표준화를 통한 원재료 낭비 방지 및 생산성 향상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반면 중장년 일자리 교육 운영 직원에 대한 복지향상 필요성이 커지고 공동실험실 사용수수료가 없어 수익 창출이 어렵다는 애로사항도 존재한다.

센터 내 근무직원 복지향상을 위한 편의시설 운영비 지원과 정부 및 자치단체 지원사업 수행시 필요한 보고 및 행정업무 담당 직원 채용을 위한 인건비 지원이 요구된다. 또 공동실험실 테이터 분석 업무 및 행정업무를 담당한 전문인력에 대한 지원도 필요해 보인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

 


 

윤승남 이사장 "최신식 센터서 중기 활로 열겠습니다"

 

40년 외길 업계 산증인

초대~3대 이사장 연임

▲ 윤승남 인천표면처리협동조합 이사장
▲ 윤승남 인천표면처리협동조합 이사장

 

“최신식 친환경 설비를 갖춘 인천표면처리센터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의 활로를 개척하겠습니다.”

지난 2012년 12월 결성된 인천표면처리협동조합의 초대 이사장을 맡은 후 현재까지 조합을 이끌고 있는 윤승남(66·사진) 이사장은 표면처리업계의 '산 증인'으로 꼽힌다. 표면처리업에 취업해 1988년 사업을 시작해 40년이 넘는 세월을 표면처리 외길만 걸었고 표면처리업계의 양성화에 누구보다 앞장섰다.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업계가 사양길에 들어서고, 열악한 노동여건으로 신규 취업자가 부족해 종사자들이 노령화되는 것을 타파하기 위해 관계 기관을 설득해 환경개선에 앞장섰다. 그는 인천표면처리센터(요진코아텍)의 사업추진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역임하면서 자연스럽게 조합 이사장까지 맡게 됐다.

윤승남 이사장은 “현대화된 아파트형 공장으로 이전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회원들이 신뢰를 보내준 덕분에 초대부터 3대 이사장까지 연임하고 있다”면서 “표면처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90명의 조합원들을 대표해 정부의 지원 자금 확보 및 표면처리업계 종사자들의 교육 등을 진행중이다”고 말했다.

2017년 인천표면처리센터가 들어서기 전까지 시민들이 도금 등 표면처리를 떠올리면 공해업종으로 여겼던 것이 사실이었다. 최신식 친환경 설비를 갖춘 인천센터가 들어서면서 업계와 시민들의 평가가 달라졌다. 올해 인천시 서구와 공동으로 진행한 친환경 녹색 표면처리 전문가 양성 사업은 시민들의 선입견을 타파하고 업계에서는 신규 일자리를 고용하게 된 계기가 됐다.

윤 이사장은 “표면처리를 떠올리면 공해 업종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 작업 환경을 눈으로 보면 반드시 생각이 바뀔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실제 양성 사업을 통해 성실하게 교육을 받은 중장년들 대부분이 취업으로 이어졌다”면서 “일자리 미스매치로 어려움을 컸던 조합원들도 제대로 훈련을 받은 직원들이 충원되자 전문가 양성 사업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돼 편견도 깨고 일자리도 만드는 좋은 사업이 됐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대상의 우수사업 부문에서 기초지자체 1위, 최우수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윤 이사장은 “표면처리 업체들이 합심할 수 있도록 구심점 역할을 해 더 나은 환경을 만들고 싶다”면서 “표면처리 업체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