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숙의·토론 거친 공론화조사 결과
첫 응답때보다 1.6배 높아져 … 3차 79%

경기도가 기본소득을 주제로 한 '2020 도정정책 공론화조사'에 참가한 도민 79%가 기본소득 도입에 찬성의견을 보였다. 특히 '숙의·토론 과정'을 통해 기본소득에 대한 이해가 높아질수록 기본소득 도입에 찬성하고 증세에 동의하는 정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도에 따르면 '공론화조사'는 도민이 정책 사안에 관한 충분한 토론과 숙의 과정을 거친 뒤 설문에 응답하도록 하는 조사다. 지난 8월4일부터 18일까지 약 2주간 4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차 여론조사'와 도민참여단 216명이 지난달 26~27일 비대면 온라인 숙의토론회에 참가해 실시한 '2·3차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도민참여단은 1차 여론조사의 전체응답자 가운데 성·연령·지역 등 대표성을 고려해 선정됐다. 이와는 별도로 지난해 공론화조사에 참여한 도민참여단 23명도 토론회에 참가했다. 1차 조사는 아무런 사전학습 없이 진행됐으며, 2차 조사는 혼자 토론 자료집을 학습한 뒤, 3차 조사는 온라인으로 개최된 토론회에 참가해 전문가발표·분임토의·질의응답 등 숙의과정을 거쳤다.

기본소득의 도입과 재원마련에 대한 도민의 인식은 숙의과정을 거친 후 뚜렷하게 변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기본소득 도입'에 대한 조사결과 변화를 보면 1차 조사 당시 50% 수준이었던 '기본소득 도입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2차 조사에서 66%로 상승한 데 이어 3차 최종조사에서 79%까지 1.6배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기본소득제가 도입될 경우 추가 세금 부과에 동의하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1차 34%, 2차 46%에 이어 3차에서는 67%가 찬성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공론화에서는 기본소득형 토지세, 기본소득형 탄소세, 기본소득형 소득세 등 3가지 재원마련 모델을 제시했다. 기존의 재산세·환경세·소득세를 유지하면서 토지소유·탄소배출량·개인소득에 대해 신규 과세하고, 그 수입 전체를 기본소득으로 동일하게 나누는 목적세 형태의 방안이다. 방안별로 살펴보면 기본소득형 토지세 추진에 찬성하는 의견은 1차 39%, 2차 53%, 3차 67%였다. 탄소세 추진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1차 58%, 2차 68%, 3차 82%, 소득세 추진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1차 43%, 2차 52%, 3차 64% 등으로 나타났다.

기본소득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수록 기본소득 재원마련에 대한 동의가 높아졌으며, 이 중 탄소세 도입에 대한 찬성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론화조사 연구자문위원회 위원인 강남훈 한신대 교수는 “기본소득같이 복잡한 쟁점이 있는 정책은 단순 여론조사보다 숙의와 토론을 하면서 도민의 뜻을 물어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번 공론화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기본소득 도입에 대한 찬반여론의 변화는 숙고하고 이해된 상황에서 내려진 국민의 결정이란 측면에서 그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공론화조사는 ㈜한국리서치와 갈등해결&평화센터 컨소시엄이 맡았으며 정책 및 공론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공론화조사 연구자문위원회가 전 과정에 대한 검토와 자문을 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