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구 '형제화재'사고후 지역 내 아동 돌봄체계가 도마 위에 오른다. 방치된 아동과 관련된 유사 신고가 증가하지만, 정작 소외 아동들을 보호할 시설은 찾아 보기 어렵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실직자들이 야간 일용직 등으로 뛰어들면서 가정에 방치되는 아이도 늘어난다. 이런 상황에선 아동 보호 조치를 전담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가 하면 '119 안심콜 서비스'도 저조한 가입률로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소방당국이 보호자 없이 집 안에 혼자 있는 아동의 긴급 구조 요청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도입했지만, 10년 넘게 인천지역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재난·건강 취약계층을 빨리 구조하거나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2008년부터 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데, 가입률이 전체 300만 시민의 0.35%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렇게 소외된 아이들을 돌봐줄 체계를 바로 세우지 않은 상태에서, '아동보호'는 구두선에 그칠 수밖에 없다. 지역에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있어도, 지원 기준 등을 두고 기관마다 척도를 달리 한다. 점 단위로 분리된 아동보호 업무를 총괄할 수 있는 지역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이유다. 분절적인 보호 체계를 수평적으로 바꿔 민간단체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여기에 재난 취약자인 어린 아이들은 신체적으로 잘 움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명확한 의사 표현에 어려움을 겪는다. 사고가 났을 경우 위치만이라도 정확하게 파악하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119 안심콜 서비스를 활성화해야 한다.

이처럼 돌봄을 필요로 하는 아동들은 대개 서민 가정에 집중된다. 우리 사회가 아무리 '복지지향적'이라고 강조해도, 소외되거나 버림을 받는 어린이들에게 더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그것은 구호에 그칠 뿐이다. 어린 아이들은 미래에 우리 사회를 떠받칠 기둥이지 않은가. 아동을 보호하는 전문기관만 아니라 이들을 돌볼 수 있는 장치를 각계에서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할 수밖에 없다. 미추홀구 '형제 화재' 사고가 부디 '아동돌봄'에 새로운 전기를 세우길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