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림 경기본사 문화기획부 기자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 추석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 확산세에 올해 추석 명절은 예년과 같은 모습을 기대하긴 어렵겠다. 정부가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고자 추석 기간에 맞춰 방역 강화를 예고하고 나섰다. 이러한 정부 방침은 코로나 일일 확진자 수가 좀처럼 100명 이하로 떨어지지 않자 코로나 확산이 커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15일 이전까지만 해도 일일 코로나 확진자 수는 평균 35명(8월1∼14일)으로 두 자릿수에 머물렀다. 그러나 8월15일, 정부를 규탄하며 열린 광화문 집회가 코로나 재확산의 도화선이 됐다. 코로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열도 안 올라요. 병에 대한 반응이 전혀 없어요”라고 주장하던 전광훈 목사마저 코로나 확정 판정을 받으면서 당국은 비상에 걸렸다.

이에 정부는 수도권과 광역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비대면 예배 조치를 강력하게 권고했다. 이후 일부 교계에서는 정부 조치에 크게 반발했다. 한 일간지 광고를 통해 성명을 내는가 하면, '생명과 같은 예배를 멈춰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공지 문자를 대대적으로 유포하며 대면 예배 의지를 굳혔다.

대면 예배의 뜻을 굽히지 않은 일부 종교단체가 보인 이기적인 만행은 결국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지난주 2.5단계가 지속된 일요일 오전, 교인들이 가득 타 있는 승합차 한 대가 눈앞을 지나갔다. 버젓이 한 교회의 이름이 표시돼 있는 승합차의 목적지는 말하지 않고도 알 수 있었다. 지난 8월28일, '교회가 미안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비대면 예배 또는 온라인 예배를 시작한 교회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일종의 운동처럼 퍼져 나간 '교회가 미안합니다' 현수막은 사랑제일교회 발 코로나로 방역이 강화되면서 어려운 처지에 놓인 상인들을 응원하고 비대면 예배 동참의 일환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참여하는 교인들이 늘면서 개신교를 향한 싸늘했던 여론의 반응도 누그러졌다.

성경에는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마태복음 22장 39절)'라는 구절이 있다. 내 이웃을 사랑할 기회는 바로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