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대다수의 노력과 희생을 헛되이 만들지 맙시다. 몇몇 교회와 일부 교인들의 잘못된 행동으로 시민의 안전까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더 이상 두고볼 수 없어 (방역수칙을 어긴 교회를) 모두 고발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고발 대상을 부평구 갈릴리교회, 서구 주님의교회, 계양구 기도모임이라고 명시하면서 방역위반 내용을 덧붙이기도 했다. 8월16일 이후 인천지역 코로나 확진자 중 47.4%가 교회를 중심으로 발생한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비장한 각오가 느껴졌다.

하지만 현재의 사정은 어떤가. 고발된 것은 계양구 기도모임(순복음대전우리교회 기도원 주최)뿐이다. 그것도 교회 자체가 아니라 역학조사에서 “교회에 다니지 않는다”고 거짓말을 한 목사 부인이다. 부평구와 서구는 갈릴리교회, 주님의교회를 고발하지 않기로 했다.

부평구•서구 관계자는 “법적 검토 결과 고발까지는 어렵다는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영향력이 있는 종교단체를 고발하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어찌됐든 '고발한다'고 단언한 인천시장은 스타일을 구긴 모양새가 됐다.

그러나 구를 탓할 일만은 아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는 방역을 이행•감독하는 기관에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를 모두 포함시키고 있다. 따라서 방역위반에 대한 고발도 둘 다 가능하다.

부평구 관계자는 “고발은 제3자가 하는 개념이므로 시는 당연히 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 측은 이를 인정하면서도 “현장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구에 지침을 내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박 시장의 페이스북에 나타나 있듯이) 시가 해당 교회들의 방역위반 내용을 구체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인천시가 구에 내린 지침도 “교회에 대한 고발 가능성 여부를 검토하라”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박 시장이 페이스북에서 밝힌 단호한 태도와는 결이 다르다. 이럴거면 왜 그렇게 강력한 메시지를 시민들에게 내놓았는지 이유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