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테로를 아시나요?

"아, 보테로! 뚱뚱하게 그리는 사람…?”

"아뇨, 그는 그 이상이에요!"

‘색채의 마술사’, ‘남미의 피카소’로 불리며 작품마다 화제를 모으는 예술가 ‘페르난도 보테로’의 삶과 예술을 담은 영화 <보테로>(감독 돈 밀러)가 오는 9월 2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보테로>는 콜롬비아의 가난한 시골 소년이었던 그가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화제의 예술가가 되는 과정과 함께 독자적인 ‘보테로 스타일’을 창조하기까지 그의 작품 활동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한다.

1992년, 이미 화가로서 인정받던 시기에 그림 작업을 중단하고 조각을 배우기 시작한 보테로는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작업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스스로를 성장시켰다. “좋은 예술가는 해결책을 찾고 위대한 예술가는 문제를 찾는다”는 생각으로 조각 기법을 배우는 데 전념하던 그는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에서 대규모 조각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었다. 이는 프랑스 정부가 살아있는 예술가의 전시를 위해 공간을 제공한 최초의 사례로, 프랑스인이 아닌 콜롬비아에서 온 외국인이라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샹젤리제 전시를 시작으로, 보테로는 파리를 넘어 전세계의 주요 도시 25여곳에서 조각 전시회를 개최했다. 그 중, 1993년 미국 뉴욕의 파크 애비뉴에서 개최한 대형 조각 전시회는 그에게 또 다른 ‘최초’ 타이틀을 안겨주었다. 뉴욕 역사상 최초로 도심 한가운데 설치된 대형 조각품을 본 뉴욕 시민들은 보테로식 조각품이 지닌 ‘거대하면서도 친근한 매력’에 놀라움을 표했다. 또한 풍만한 작품들 속에서 유머러스함을 느끼는 시민들은 작품을 만지고 사진을 찍으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는 화가로서 거장의 반열에 올랐던 보테로가 조각가로서도 세계적 지위에 도달했음을 세상에 공공연히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외에도 피렌체, 몬테카를로 등 세계 각지에서 조각 전시회를 개최하며 조각가로서의 세계적 입지를 굳힌 보테로는, 아티스트 최초로 초청을 받아 이탈리아의 시뇨리아 광장에서 조각품을 전시했다. 당시 무엇보다 화제였던 점은 미켈란젤로, 지암볼로냐, 첼리니 등 르네상스 시대의 역사적인 조각가들과 작품을 함께 전시한 최초의 조각가로 이름을 남겼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보테로는 전세계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인기 작가뿐 아니라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거장의 위치에 올랐음을 입증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