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한 가정서 3대가 확진돼
가장 어린 초교생 남매만 남아

서구, 임시생활치료센터로 안내
자가격리 지원 및 돌봄공백 해소 나서

 

초등학생 어린 남매를 제외한 가족 모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31일 서구에 따르면 조부모, 부모, 3남매 등 일곱 식구가 살고 있는 연희동 한 가정에 코로나19가 들이닥쳤다. 지난 16일 서구 주님의교회 예배에 할머니와 엄마가 참석한 뒤 잇따라 가족 내에서 확진판정이 나왔다. 지난 26일 엄마와 할머니, 할아버지에 이어 28일에는 아빠와 고3인 첫째가 각각 양성판정을 받았다. 결국 11살, 9살인 오빠와 여동생만 1∼2차 검사에서 모두 음성판정을 받아 홀로 남게 된 것이다.

구는 입소 대기 중인 엄마와 첫째가 30일 치료를 위해 치료시설로 떠나야 한다는 소식을 접하자 지난 29일 지원 계획을 논의하기에 이르렀다. 이들 남매 역시 14일간의 자가격리는 물론 보호자 퇴원 시까지 돌봄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첫째가 장애가 있고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로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자 구는 곧바로 자가격리자용 식품키트 세트와 연희동지역보장협의체에서 준비한 식료품 등을 전달했다. 이후 인근에 사는 친척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여의치 않자 어린 남매가 임시생활치료센터에 머물 수 있도록 했다. 자가격리 기간 어린 남매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결국 부모들 역시 동의하면서 지난 30일 구는 남매를 올림포스호텔 임시생활 치료센터까지 안내했다.

현재 서구보건소는 하루 2회 이상 아이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드림스타트에서는 아이들을 모니터링 중이다. 연희동지역보장협의체도 남매에게 의류, 간식 등을 전달했다.

구는 추가 지원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갑작스럽게 부모와 떨어지게 된 아이들을 위해 서부교육지원청과 협의해 심리상담치료를 지원하는 한편 가구원 수와 격리기간에 따라 생활비도 지원하기로 했다. 연희동 행정복지센터는 매주 밑반찬을 전달하고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한 이웃돕기 물품 지원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서구 관계자는 “가족과 느닷없이 생이별하게 된 어린 남매들 이야기에 안타까움이 크다”라며 “앞으로 14일 이후 격리기간이 끝나면 아이들의 돌봄 공백을 없애기 위해 친인척 지원 요청 등 다양한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은경 기자 lott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