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행적 논란 유진오 박사 생가터 하남시 향토유적으로 존속
연성군 김정경 모역 및 석물 신규 향토유적으로 지정

친일 행적 논란을 받는 유진오 박사의 생가터가 하남시 향토유적으로 존속된다.

또 조선 전기 무신이었던 '연성군 김정경 묘역 및 석물'은 신규 향토유적으로 지정됐다.

20일 하남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8일 제2차 향토유적보호위원회를 열고 정식 안건으로 상정된 유진오 박사 생가터 향토유적 지정해제의 건을 심의했다.

지난 2006년 하남시 향토유적 제10호로 지정된 유진오 박사 생가터는 지정 당시부터 유 박사의 친일 행적 논란으로 꾸준히 지정해제 의견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위원회는 친일 행적 논쟁의 중심에 놓인 유 박사 생가터의 경우 단순히 공과(功過)의 비중을 따져 향토유적의 존폐를 경정하기보다는 근현대사의 복잡한 역사적 다면성을 보여주는 장소의 역할을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 향토유적 지정해제를 부결했다.

올해 3번째로 신청한 '연성군 김정경 묘역 및 석물'의 향토유적 지정 건은 현대에 세워진 재실(감북사)과 석물 등을 제외하고 심의를 통과했다.

김정경은 조선왕조 창업 및 왕자의 난 진압 공적으로 공신에 책록된 조선 전기 유력 무신으로, 그의 묘역에는 철종 14년에 세워진 신도비를 비롯해 15~19세기에 걸쳐 묘역의 석물이 조성돼 있다.

시 관계자는 "유진오 박사 생가터 향토유적에 대해서는 근현대사의 복잡한 역사적 다면성을 보일 수 있는 장소로 역할을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우세했다"며 "향후 향토유적 안내판에 박사의 공과를 함께 나열하는 등 미래 세대의 역사적 교육과 반성의 연결고리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위원회는 안건의결 후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교산지구 문화유산의 적극적 보존 및 활용을 위한 '교산지구 문화재협의회' 구성 진행 상황 등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교산지구 문화재협의회는 문화재청, 하남시청, 사업시행자인 LH·경기주택도시공사·하남도시공사, 시민사회와 유관기관(문화원, 박물관) 등 민·관·공이 참여하는 협의회로 구성된다.

이르면 내달 중 첫 번째 회의를 열어 운영규정 등을 정할 예정이다.

/하남 = 이종철 기자 jc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