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제주 연 9만~11만명 이용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뱃길 끊겨
연안부두 경제, 운송업 차질에 흔들

하이덱스 여객 새 사업자로 선정
850명·200TEU … 내년 9·10월 운항

케이에스 헤르메스호 5901t 급 화물선
하이덱스와 주 6일 운항땐 물류 시너지

“지역사회 주 6회 운항 재개토록 목소리내야”
화물차 동선 꼬임·신선식품 운송 해법 요구도
▲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인천∼제주항로가 복원될 예정이다. 신조되는 2만1000t급 카페리선은 연안부두 제1국제여객터미널에 접안하게 된다. 물류업계에서는 주 3회 운항에서 주 6회 여객·화물운송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

 

지난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7년째 끊긴 인천~제주 여객선 뱃길이 빠르면 내년 9월에 다시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제주 뱃길이 재개되면 연안부두 활성화와 화물 수요 상당량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류업계에서는 1주 6일 운항체제에 대한 복원을 지금부터라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끊긴 제주 뱃길 연안부두 침체 가속화

인천~제주항로는 2014년 4월 세월호 사건 이전 연간 9만8104명(2012년)~11만8717명(2013년)이 이용하던 인천항을 대표하는 연안항로였다. 이는 인천~백령항로(40만명), 인천~덕적항로·인천~자월항로(20만명), 인천~연평항로(12만명)에 견주어도 결코 작은 수치가 아니었다.

이 항로에는 세월호(6825t급)와 오하마나호(6322t급)가 투입돼 2항차, 주 6회 운항이 되며 인천과 제주를 잇는 여객과 화물을 운송했지만 청해진해운이 2014년 5월 면허 취소되며 뱃길이 끊긴 상태다. 제주항로가 끊긴 이후 인천항 연안 여객은 2013년 106만3230명 이후 7년째 100만명 미만에 그치고 있다.

이후 여러 차례 제주항로를 복원하기 위한 시도가 있었지만 번번히 무산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대표적인 것이 대저건설이었다. 2018년 4월 인천~제주 연안여객선 항로 해상여객운송사업자 공모결과 재개사업자로 대저건설이 선정됐다. 대저건설은 2019년 하반기에 2만4748t의 쾌속초대형카페리 오리엔탈펄8호(옛 동방명주 8호)를 취항하는 계획을 제출했다. 그렇지만 연안부두 제1국제여객터미널에 접안부두가 준비되지 못하면서 올 상반기까지 취항이 어려워지자 사업포기 의사를 표시하면서 재선정 절차를 밟게 됐다.

앞서 인천해수청은 2016년 11월에도 인천∼제주 항로 여객운송사두자를 공모했지만, 당시에는 제안서를 낸 유일한 업체가 적격 기준(100점 만점에 80점)에 미달해 항로가 열리지 못했다.

제주항로가 끊기면서 화물운송뿐 아니라 여객운송에 차질을 빚으면서 연안부두를 중심으로 한 지역경제도 크게 흔들렸다. 제주항로의 경우 평일 저녁 연안부두에 출항, 새벽에 제주항에 도착하는 일정이었던 만큼 기업 및 단체의 연수나 워크숍 등에 활용되면서 연안부두를 중심으로 한 지역경제에 상당 부분을 점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안부두 인근 상인들은 “저녁에 출항하고 단체여행이 많아 이른 저녁을 먹는 손님들로 연안부두가 북적였지만 제주항로가 끊기면서 연안부두의 쇠퇴가 가속화됐다”면서 “제주항로의 재개를 내년 하반기로 목 박을 것이 아니라 주 6회 운항이 될 수 있도록 관계당국이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 인천 연안항 전경.
▲ 인천 연안항 전경.

 

▲내년 상반기 신조 여객선 투입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인천∼제주 여객선 신규 사업자로 선정된 하이덱스스토리지는 현대미포조선과 여객 및 화물 수송이 가능한 2만1000t급 카페리선 건조 계약을 체결하는 등 운항준비를 차근차근 진행중이다. 하이덱스스토리지는 선박에 대한 상세 설계 작업을 마무리 하고 이달중 본격적인 건조 작업에 들어가 내년 9월 쯤 선박을 인도받아 빠르면 내년 9~10월 제주항로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다.

가칭 하이덱스로 명명된 선박은 정원 850명, 최대 속도 23노트, 200TEU의 화물을 적재할 수 있으며 대규모 강당을 설치해 각종 단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EDM 등 특색 있는 크루즈여행 콘텐츠 등을 개발하고 있다. 연안부두 제1국제여객터미널 2부두(선석 243m) 내지는3부두(선석 220m)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선석이 부족한 제주항에서도 선석 확보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해수청은 현재 하이덱스스토리지에 '조건부면허'를 내 준 상태인데, 선박 건조 추진상황이나 부두시설 확보 여부를 확인하고 시설 운영계획 수립 이행 여부를 지켜본 후 내년에 본 면허로 바꿔줄 계획이다.

당시 사업자 공모에서 탈락한 모 업체가 인천해수청을 상대로 사업자 선정결정 취소 소송을 낸 상태지만, 인천해수청은 앞서 조건들이 모두 충족되어 본 면허가 발급되면 빠르면 내년 9월 하순부터 인천~제주 여객선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993년에 설립된 하이덱스스토리지는 인천·군산·광양을 거점으로 항만 운송과 액상화물 하역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다.

 

▲주 6회 운항 서둘러야

내년 하반기 하이덱스스토리지가 제주항로를 재개하면 케이에스 헤르메스호(5901t급)와 함께 주 6회 화물운송이 재개되면서 화물 수요의 상당량이 해결될 수 있어 물류비용 절감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인천~제주항로 화물선의 경우 냉장·냉동설비가 부족해 제주의 신선화물이 인천으로 직접 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산 양식 광어 등은 목포를 통해 운반된 뒤 수산물 전용 트럭으로 수도권으로 재차 운송되고 있는 실정이다.

화주입장에서는 예전 인천~제주항로에 비해 별 차이가 없는 선박운송 물류비를 부담하면서 육상 물류비까지 따로 부담해야 하는 처지여서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져 그만큼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입장이다. 실제 인천~제주항로가 끊긴 이후 제주산 양식산업은 최대 소비처인 수도권에서 활로를 찾는데 애를 먹고 있다.

여객 수송도 문제다. 제주항로 신조 여객선 정원이 안전 등의 문제로 세월호, 오하나마호에 비해 대폭 줄어든 850명에 불과하고 주 3회 운항에 그치고 있어 연안부두 활성화에 이어지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상당 기간 제한된 상태에서 제주도 여행에 대한 수요가 크고 연안여객에 대한 대중교통화 체계가 구축되기 시작한 현 시점에서 인천~제주항로 주 6회 여객·화물운송을 재개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여객 및 화물 수요예측과 항로 선정 등의 절차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천지역 물류업계 관계자는 “현재 화물선 운항은 임시체제로 보면 된다. 화물차 기사가 동선하기 힘든 구조도 있어 특히 신선화물 운송에 어려움이 크다”며 “현재 운항사가 여객선을 임차하도록 하거나 신규 운항사를 선정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리는 만큼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구호에만 그치는 해양 관광, 해양 물류가 아니라 실질적 인천~제주항로 복원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