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패션계의 앤디 워홀, 상식과 경계를 뒤엎는 파격적이고 창조적인 비젼으로 전세계를 사로잡은 혁신의 아이콘이자, 30여년간 베일에 싸여있던 미스터리한 천재 디자이너 마르탱 마르지엘라!

2019년 뉴욕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공개된 후 전세계 패션, 문화, 예술계로부터 열광과 찬사를 한 몸에 받은 다큐멘터리 <마르지엘라>(Martin Margiela : In His Own Words, 감독 라이너 홀제메르)가 9월 국내 개봉을 앞둔 가운데, 배우 김재욱이 스페셜 프로젝트 “마이 마르지엘라(My Margiela)”를 제작하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 김재욱 ⓒ우상희

 

30여년간 대체 불가능한 독보적인 위치에 자리잡으면서도 한번도 자신의 얼굴을 공개하지 않았던, 그럼으로 인해 미스터리와 천재성을 더욱 배가시킨 수수께끼 같은 마르탱 마르지엘라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크리에이터로 변신한 김재욱과 유아인, 공효진, 한혜연, 오혁, 손야비, 5명의 인터뷰이들의 목소리로 전해진다.

마르지엘라의 최초의 목소리에 부응하듯 그가 패션과 문화 예술계에 남긴 자취들에 영감 받은 모든 이들은 다큐멘터리 <마르지엘라>에 열광하며 마르지엘라가 처음 등장했던 혹은 처음 접하게 되었던 순간의 감정과 재회하듯 감동했다. 마르탱 마르지엘라를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꼽는 김재욱 역시 이 특별한 영화를 개봉함에 있어 전무후무한 인터뷰 프로젝트 “마이 마르지엘라”를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게 되었다. 그는 다양한 의미에서 가장 마르지엘라적인 인터뷰이들을 직접 섭외하고, 그들 각자에 맞는 질문들을 만들어내고, 인터뷰어로 활약하며 프로젝트의 전체 총괄 크리에이터로서 역량을 발휘했다.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이 정답이라고 믿었던 그것만을 따라간 진정한 천재성, 그것으로 인해 불멸이 된 한 남자의 이야기, 창작자로서의 외로움과 끝없는 고뇌들에 대한 그들의 공감대는 마르지엘라를 관통하며 5명의 인터뷰이 각자의 이야기로 흘러들어가 또 하나의 다큐처럼 그들의 초상을 완성해낸다. 뛰어난 영상미와 5명 각각의 개성 넘치면서도 진솔하고 섬세한, 다른 인터뷰에선 볼 수 없었던 내밀한 고백이 섞인 인터뷰는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를 보듯 색다른 경험과 황홀감을 선사하며 패션에 문외한인 사람들에게조차 마르지엘라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 유아인 ⓒ우상희

 

▲ 공효진 ⓒ우상희

 

▲ 한혜연 ⓒ우상희

 

김재욱이 직접 선정한 5명의 인터뷰이들은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음은 물론, 패션과 스타일에 있어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왔으며,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기력과 흥행성 모두를 갖춘 배우로 자리매김하며 30대 남자배우 중 독보적 존재감을 보이는 유아인은 ‘스튜디오 콘크리트’를 설립하여 자유분방하고 실험정신 가득한 흥미로운 예술적 작업들을 이어가고 있다. “마르지엘라의 존재 자체가 내 삶에서의 혁신”이라고 말하며 자유자재로 인터뷰어인 김재욱과 환상의 케미로 흥미로운 대화를 끌어가고 새로운 작업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국내 대표적 패셔니스타일 뿐만 아니라 환경문제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표명해온 공효진은 패션과 환경운동간의 관계에 대한 남다른 고민과 실천을 지속해왔다. 그녀는 인터뷰를 통해서 “세상에 맞춰가며 다듬어지지 않았던 나의 본 모습, 초심이 무엇이었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영화”였다며 찬사를 보냈다.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은 패션계의 전설적 인물인 마르탱 마르지엘라에 대해 마치 첫사랑을 만나러 가는 느낌, 두근거림에 설레였다고 고백하면서도 패션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디자이너의 세계, 패션업계의 심도 깊은 이야기들, 지금의 마르지엘라의 영향력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전한다. 영화에 대해서는 “전설적인 패션 디자이너가 아닌 인생을 살아가는 선배가 나에게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 같은 느낌”이라며 솔직하고 인간적인 감회를 표현했다.

▲ 오혁 ⓒ우상희

 

▲ 손야비 ⓒ우상희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낸 아티스트로서 어린 시절부터 마르지엘라를 좋아하고 동경해왔다는 밴드 혁오의 리더인 뮤지션 오혁은 크리에이터가 전략이 아닌 자신의 철학을 그대로 표현해낸다는 것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이끌어갔다. 그 자신도 밴드 활동을 하고 있는 김재욱은 오혁에게서 음악이라는, 밴드라는 옷을 입고 본연의 아이덴티티와는 조금 다른 자아를 창조하고 표현해낸다는 면에서 마르지엘라적인 지점을 발견했다고 한다.

해외에서도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마르지엘라 아카이브 운영자이자 패션 커뮤니티 디렉터로 활동중인 손야비는 마르탱 마르지엘라 작품의 컬렉터로서의 활동과 우리가 몰랐던 마르지엘라에 대한 보다 매니악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풍성하고 다채로운 영상을 완성해낸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