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나 마을 대소사 해결 만능일꾼
“내가 자란 곳…대가없이 돕고싶은 마음”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하남시 춘궁동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동네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을 도맡아 처리하는 사람이 있다.

춘궁동 김 반장으로 불리는 김봉석(36·사진)씨가 그 주인공.

김씨는 동네 사람들이 도움이 필요할 때면, ‘짱가(?)’처럼 틀림없이 나타나서 문제를 해결한다. 못 하는 것도 없지만, 빼는 법도 없다.

쓰레기 처리, 동네 방범 활동, 체육 활동, 예산 확보, 지역 홍보 등 동네를 위한 일이라면 항상 열심이다.

새로 부임한 행정복지센터 공무원들이 동네 길을 모르면 운전대를 잡고 직접 길을 알려주기도 하고, 행정복지센터 배출 쓰레기를 직접 처리하기도 한다. 하지만 생색은 내지 않는다.

하남에 호우특보가 발효돼 비 피해가 우려된 지난 주말에도

그는 공무원들과 비 피해 우려 지역을 돌며 예찰 활동을 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하다 보니 공무원들도 그를 김 반장이라 부른다. 그때마다 양손에 간식이 들리곤 한다.

“동네 사람이 어렵고 힘들 땐 뭔가 해결해줄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제가 나고 자란 곳이다 보니 이웃들이 부모, 형제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대가 없이 돕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 같아요.”

김씨는 현재 춘궁동 주민자치위원, 춘궁동 방범대원, 춘궁동 체육회 이사, 춘궁동 주민참여예산위원, 하남시 춘궁동 명예 기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모두 자발적으로 맡은 직책들이다.

그의 따뜻한 마음은 남들에게도 쉽게 읽힌다.

김씨가 직접 텃밭에서 재배한 감자, 고구마는 검정 비닐봉지에 담겨 동네 어르신 등 이웃들 손에 들려 있기 일쑤다. 함께 나누고 베풀며 마을공동체의 가치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왕성한 활동만큼이나 마음 또한 따뜻한 그다.

‘춘궁동 오지랖 대왕’, ‘만능 동네 일꾼’인 그는 효심도 지극하다.

김씨는 현재 할머니, 어머니, 아내, 딸, 여동생까지 4대가 함께 살고 있다.

“춘궁동은 3기 신도시(교산지구)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돼 동네가 사라질 처지에 놓여 있어요. 조만간 이사해야 하는데, 구도심 주택을 알아보고 있어요. 할머니와 어머니를 생각하면 아파트보다는 주택이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씨는 “본격적으로 토지보상이 이뤄져 다른 곳으로 이주하기 전까지는 우리 동네 춘궁동을 위해 일하고 싶다”며 “추억 속으로 사라질 동네지만 춘궁동과 이웃들을 사랑한다. 끊임없이 낮은 자세로 동네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했다.

/하남=이종철 기자 jc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