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시체육회 수요자 중심 행정 천명
“처우 개선 목소리 전달 기회” 공감대
파견지도자 20명 중 15명 가입 의사
시청·체육회 감독 상당수 관심 표명

“민선 체육회장 시대를 맞아 우리 현장 지도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장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고, 노동조합이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체육 현장을 지키는 지도자(감독)들이 노동조합(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인천지역본부 인천광역시체육회지회, 이하 노동조합)에 가입한다.

가장 먼저 노동조합의 문을 두드린 것은 인천 체육 지도자들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열악한 처우에 놓인 파견 지도자(인천시체육회와 근로계약을 맺고 대학 및 고교 등에 파견되어 선수들을 지도)들이다.

이들은 최근 노동조합 관계자와 2차례 만나 가입 절차 및 시기 등을 놓고 대화를 나눴다.

전체 파견 지도자 20명 중 우선 15명이 노동조합 가입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이번 주 중 정식으로 가입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체육 현장 지도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것은 처음이다.

“민선 체육회장 시대를 맞아 현장 체육인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체육회에 전달되고, 체육 정책에 반영돼야 할 필요”가 이들을 노동조합 가입 논의로 이끌었다.

특히, 파견 지도자들의 경우 인천 체육 지도자 그룹(인천시청 지도자, 인천시체육회 지도자, 파견 지도자) 중 가장 처우가 열악하다는 현실이 강력한 동기로 작용했다.

인천시청 지도자는 호봉제 적용을 받아 매년 조금씩이라도 임금이 오른다. 연봉 총액도 인천시체육회 지도자 및 파견 지도자들보다 높은 편이다.

인천시체육회 지도자 역시 연봉제이기는 하지만 성과에 따라 매년 임금이 오르는 편이다. 최악의 경우가 동결이다.

하지만 파견 지도자들은 같은 연봉제임에도 절대 및 상대 평가에 따라 등급(특A, A, B, C) 조정이 이뤄진다. 누군가 등급이 오르면, 누군가는 떨어지는 형태다. 등급이 떨어지면 연봉도 줄어드는 시스템이다.

이처럼 '선수 지도'란 같은 일을 함에도 처우에 차이를 두는 현 시스템이, 이들로서는 마음에 들리 없다.

너무 속상했지만 '혹시나 불이익을 당할까' 지난 시절 오랫동안 제대로 내색하지 못했다.

그동안 숨죽여 온 파견 지도자들은 역사적인 민선 체육회장 시대를 맞아, 이런 현실을 바로잡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이규생 인천시 체육회장도 이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공약(인천시민스포츠단 설립)을 통해 이미 밝힌바 있다.

현재 분리·운영 중인 인천시청 운동경기부와 인천시체육회 운동경기부를 통합해 인천시민스포츠단을 만들고, 현재 차이가 나는 지도자들 처우 역시 상향 평준화를 통해 '단계적으로' 해소하겠다는 것이 이 공약의 핵심이다.

더욱이 이규생 체육회장이 지도자나 선수 등 현장 체육인들의 만족을 강조하며 '수요자 중심의 체육행정'을 민선 체육회장 시대의 중요한 패러다임으로 내걸었다는 점도, 이들이 안심하고 노동조합 가입을 추진할 수 있었던 한 원인이다.

한 지도자는 “그동안 우리 목소리를 대변해 줄 수 있는 조직이 없어 답답했는데, 노동조합이 그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인천 체육을 위해 소통하고 노력하면서 우리의 권리를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청 및 인천시체육회 지도자들 역시 다수가 노동조합 가입에 관심을 갖고 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남택훈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인천지역본부 인천광역시체육회지회장은 “노동조합 가입에 관심이 있는 모든 지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파견 지도자들을 시작으로 앞으로 현장 지도자들의 노동조합 가입이 많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