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수근 건축가 작품 매입 인천도시공 검토
▲ 인천 중구 송학동에 위치한 이기상 전 영진공사 명예회장 저택. /사진제공=인천도시공사

 

최근 인천도시공사가 매입한 인천 중구 송학동 이기상 전 영진공사 회장의 주택이 건축가 고(故) 김수근 박사와 관련된 시설로 활용될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 현대 문화예술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은 김수근이 인천에 남긴 두개의 건물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인천도시공사는 고 이기상 회장 사저 활용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공사는 최근 이기상 주택을 근현대 건축 교육·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려고 사들였다.

고 이기상(1936~2016) ㈜영진공사 명예회장은 인천시의회 초대 의장이자 인천항만뮬류협회장, 인천상공회의소 부회장 등을 맡은 인물이다. 이기상 회장이 생전 살았던 집은 김수근 건축가가 1977년 설계 했다. 올림픽 주경기장과 마산 양덕성당, 자유센터가 그의 손을 거치는 등 한국 건축물의 대부라고 불리는 김 건축가는 개인 주택은 짓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이런 그가 유일하게 사택을 건설한 이유는 그의 친동생 김수만 인천시체육인회 상임고문이 이 회장과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수근 건축가는 이기상 저택을 비롯해 인천상륙작전기념관까지 딱 두 작품을 남겼다.

김 고문은 현재까지도 인천에 살고 있으며 형의 드로잉과 판화, 넥타이와 옷 등을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도시공사는 역사와 사연이 얽힌데다가 문화예술·건축학적 가치가 높은 이 저택을 지역사회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활용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도시공사는 최근 김수만 고문을 만나 김수근 건축가와 관련된 구술자료를 확보하기도 했다.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문화재생 사업의 거점으로 마련하기 위해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