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벌레 유충 수돗물 사태가 심상치 않다. 처음 서구 일부 지역에서 발견되던 것이 강화군, 부평•계양구, 영종도로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전국적으로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인천시의 대처는 느리다 못해 답답하다. 시민들에게 제공되는 가장 1차적인 행정서비스부터가 이러니 시민들의 행정 불신이 어디까지 번질지 걱정이다. 

 제2의 적수(붉은 수돗물) 사태로 불리는 인천 수돗물 벌레 유충 발견 신고가 서구를 시작으로 부평•계양구, 강화군, 영종도까지 번졌다. 인천시가 원인 규명을 두고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엿새 사이, 인천에서 접수된 벌레 유충 수돗물 관련 신고 건수는 15일까지만 해도 100건을 넘어섰다.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일단 공촌정수장에 설치된 고도정수처리공정 활성탄 여과지에 다섯 군데 샘플을 채위한 결과, 한 군데에서 깔따구 유충으로 보이는 개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촌정수장의 고도정수처리공정 사용을 중단하고 표준 공정으로 전환했으며 연결된 서구 검단과 강화 등 배수지 2곳에 청소도 시작했다고 한다. 인천시가 지목한 공촌정수장은 활성탄 여과지를 설치하는 1차 고도정수처리시설 공사만을 마쳐 일부 개방돼 있는 상태다. 상수도사업본부는 내년 6월쯤 정수장에 오존 산화 시설을 설치하는 2차 공사를 끝낸 이후에야 시설을 밀폐 처리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공촌정수장의 여과지에 생존한 벌레 유충이 서구•영종도•강화군 등 26만여 세대 가정집에 수도관을 통해 흘러 들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부평•계양구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부평정수장에서는 벌레 유충 개체가 발견되지 않아 물탱크•저수조 등에 벌레 유충이 서식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5월 말, 인천상수도사업본부는 붉은 소돗물 사태 1년을 맞아 “인천 수돗물,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장담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인천시 유충 수돗물 문제 해결 및 관련 담당자 징계 요청’도 올라와 있다고 한다. 붉은 수돗물이라는 홍역을 치른지가 엊그제 같은데도 다시 벌레 수돗물이라니. 전국에 파급될 인천이라는 지역 이미지의 손상은 부차적인 문제다. 나사가 풀려도 단단히 풀린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