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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과 협의없이 차고지 웬말” 시끌
“주민과 협의없이 차고지 웬말” 시끌
  • 이경훈
  • 승인 2020.07.01 21:07
  • 수정 2020.07.01 21:07
  • 2020.07.02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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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이목동 '버스 차고지' 논란
도로 협소 … 안전·교통난 등 우려

공청회 연기 상태서 '신고·승인'
주민 “믿었다 발등 찍혔다” 반발
▲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 178번지 일대가 마을버스 차고지 생기면서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좁은 마을 입구를 지나 공터가 마을버스 차고지.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의 한 마을 곳곳에는 '차고지가 웬 말이냐', '주민 피해 고려하지 않은 차고지 반대'라는 현수막이 내 걸리는 등 마을이 온통 시끄럽다.

이 마을은 40가구가 사는 곳으로 뒤편에는 덕성산, 앞에는 서호천이 있어 조용한 동네로 손꼽히는 곳이다. 지난 5월29일 버스업체의 차고지가 들어서면서 마을의 고요함이 깨졌다.

노경덕 이목동 주민대표는 “지금도 승용차 1대만 지나갈 정도로 도로 폭이 좁아 아침에는 통학 차량, 출근 차량으로 붐벼 교통이 혼잡하다”며 “이런 곳에 버스가 다닌다면 인도가 없어 차도를 이용하는 아이들과 주민들 보행안전을 크게 위협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마을 주 진입로는 1곳이다. 도로 폭은 2.3m로 버스 좌측 타이어에서 우측까지 길이(전폭) 2.4m보다 0.1m 짧다. 도로 바로 옆에 10가구 규모의 빌라 주차장을 밟고 지나가야 할 정도로 협소하다.

벌써 마을버스와 주민 간의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 6월24일 주차된 차량 때문에 버스가 지나갈 수 없자 회사측이 주민 차량 이동을 요구하는 과정에 승강이가 벌어졌다. 결국 경찰이 출동하고서야 중재됐다.

노 대표는 “차고지로 인해 아이들 안전, 소음, 교통난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할 것은 불 보듯 뻔한데도 시가 주민에게 아무런 설명조차 없었다”며 “피해 당사자는 주민인데 어떻게 쏙 빼놓고 사업을 결정할 수 있냐”고 주장했다.

수원시가 한 버스업체의 '신축 차고지' 건립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주민과의 '상생'이 실종되면서 반발을 부른 셈이다.

수원시는 5월29일 이목동 178번지 일대 1300㎡ 부지를 차고지로 쓴다는 버스회사의 신고를 받아들였다. 이 업체는 운행하는 버스 19대 중 6대를 이곳에 세워둔다는 계획이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10조에 따라 차고지는 신고 대상이어서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다. 즉 회사측이 부지를 마련해 기반 공사를 끝낸 후 시에 신고신청서를 접수하면 된다.

문제는 주민들은 차고지가 들어선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점이다.

버스회사는 지난해 5월 부지를 사들인 후 시와 협의를 이어가는 등 절차를 밟아왔다. 같은 해 12월 공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주민들은 사실을 몰랐다. 시나 업체가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주민들의 요구로 12월19일 이목동 해우재 문화센터에서 버스회사 대표와 시 관계자가 참여한 가운데 첫 공청회가 열렸다. 이들은 올해 2월6일 다시 만남을 갖고 합의점을 모색하기로 했다. 당시 주민들은 이 자리에서 도로보수, 소음 및 분진해결 방안 등을 요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잠정 연기됐다.

그러던 중 시가 5월29일 주민에게 알리지 않은 채 업체측의 신고를 승인하자 주민들이 들고일어난 것이다.

노 대표는 “시를 굳게 믿고 기다리다가 발등을 찍혔다”며 “협의만 제대로 했어도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주민들은 버스회사측의 차고지 운영 계획과 달리 버스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걱정하고 있다.

한 주민은 “버스 1대 대비 차고지 확보 기준은 36㎡다. 이곳 1300㎡ 기준으로 최소 20대 이상 세울 수 있다”며 “공청회를 통해 이를 확실히 해두려 했다. 이마저도 지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시는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공청회를 반드시 해야 할 법정의무가 없다. 적법하게 신고가 접수됐는데도 승인을 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며 “주민과 지속해서 만나 해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버스회사 대표는 “현 차고지 크기가 좁아 새로운 차고지를 만들어야 했다”며 “12월부터 운영할 예정이었는데 6개월 넘도록 늦어졌다. 더는 기다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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