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800명대 … 치안력 갈수록 약화
경찰청이 최근 인천 송도국제도시 경찰서 신설 안건을 백지화(인천일보 6월18일자 19면)한 가운데, 송도를 비롯한 연수구 치안을 전담하는 연수경찰서 치안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관 한 명이 담당하는 주민수가 인천에서 처음 800명대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경찰청의 오판이 뼈아프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연수서 경찰관 1명당 담당 주민수는 '813명'으로 인천에서 가장 많았다. 경찰관 458명이 주민 37만2206명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790여명이었던 연수서 담당 주민수는 이번에 처음 800명대에 진입했다. 전국 평균 415명의 배에 가까운 수치이기도 하다.

서부서와 계양서가 각각 760명, 625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경찰관 1명당 담당 주민수가 가장 적은 경찰서는 강화서로 320명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6개 경찰서는 300~500명대를 유지했다.

경찰 내부에선 112신고 건수가 매년 10만건이 넘는 서부서와 미추홀서를 제치고 연수서가 지역에서 유일하게 800명대에 진입한 것을 두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당장 송도 인구의 급격한 증가세가 치안 수요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경찰 내부 중론이다. 실제 송도 인구는 2010년 4월 3만7656명에 불과했으나 2015년 4월 8만5902명에서 올 4월 16만1894명으로 급속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0년 만에 인구가 4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문제는 경찰관 1명당 담당 주민수가 많아질수록 치안력이 약화된다는 점이다.

주민수에 비해 경찰관이 부족한 서구지역은 앞으로 검단서가 신설될 예정이어서 치안 수요가 적절히 분산될 수 있지만, 연수지역은 올해도 경찰서 신설 계획이 무산돼 치안 공백 현상이 고착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앞서 경찰청은 최근 인천경찰청이 올린 송도경찰서 신설 안건을 시급한 사안이 아니라며 탈락시켜 송도 주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기도 했다.

한 경찰관은 “송도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연수서의 치안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찰서 건립이 예산 확보부터 착공 후 건물 완공까지 5년 이상 걸린다고 가정했을 때 송도서 신설을 더 이상 늦춰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