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남단을 비롯한 인천의 갯벌은 '세계 5대 갯벌'로 뽑힐 정도로 유수한 생태 환경을 자랑한다. 갯벌은 바다와 육지 환경의 완충지 구실을 한다. 갯벌의 생태적 가치는 농경지보다 훨씬 높다고 한다. 생물의 보물 창고, 자연재해 예방, 지구의 허파, 생태체험 관광 보고 등 자산가치로도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세계 각국에선 한국의 갯벌을 부러워하며 주목한다. 정부는 갯벌의 중요성을 인식해 지난 2010년 열린 람사르 총회에서 대규모로 갯벌을 매립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여러 지자체에서 갯벌 매립은 계속 추진되고 있다.

영종도 갯벌도 이런 매립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하다. 영종 갯벌엔 수많은 생물자원이 살고 있는데, 저어새와 알락꼬리마도요 등 멸종위기 조류도 포함된다. 환경·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이 갯벌을 매립한다면, 영종도 북측 강화 남단과 남측 갯벌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그러지 않아도 드넓은 갯벌을 매립해 세운 송도국제도시가 있지 않은가. 이런 상황에서 자꾸 갯벌 매립을 추진하다간, 인천은 “환경을 나 몰라라” 하는 지자체로 전락할 게 뻔하다.

얼마 전엔 영종도에서 해양수산부 지정 보호대상 해양생물인 흰발농게의 집단 서식도 확인돼 그 가치를 더한다. 인하대 해양과학과 해양동물학실험실과 생명다양성재단이 지난 4월27일부터 이달 7일까지 영종도 동측 갯벌 흰발농게 서식 현황을 조사한 결과다. 영종도 갯벌 2만2580㎡엔 현재 흰발농게 14만 마리 이상이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짧은 시간에 최소한의 개체 수만 산정해 실제론 훨씬 더 많은 흰발농게가 서식할 수 있다고 한다.

해양수산부는 2017년 흰발농게 주요 서식지인 경기도 안산 대부도 갯벌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환경부도 지난해 변산반도 국립공원에서 흰발농게를 확인한 곳을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흰발농게 서식지이자 세계적 멸종위기종이 있는 영종도 동측 갯벌을 매립해선 안 되는 이유다. 지역 환경단체들은 영종2지구 갯벌 매립 계획을 백지화하고 보호 방안을 세우라고 촉구한다. 이제 실익도 없고 설득력도 없는 갯벌 매립은 사라져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