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등교 첫날 인천 풍경

열 재고 손 소독·거리두고 입실
비치해둔 가정학습신청서 바닥
돌봄인력 '양성' 만석초 귀가소동
쿠팡발 확진에 부평·계양 243곳
내달 2일까지 원격수업 전환키로
▲ 초등학교 1, 2학년 등교 개학일인 27일 인천 서구 왕길초등학교에서 2학년 학생들이 아침조회를 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친구들이랑 손잡고 가면 안 돼”, “쉬는 시간에도 마스크 꼭 쓰고 있어.”

27일 오전 8시30분 인천 서구 왕길초등학교가 80여일 만에 등교하는 학생들로 활기를 찾았다. 엄마와 아빠 손을 잡고 학교에 온 2학년 학생들은 오랜만에 만난 선생님들에게 “보고 싶었어요”라며 손바닥을 마주쳤고, 또 다른 학생들은 정문에 들어서며 “야호”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20일 고3 학생이 등교수업을 시작한 데 이어 27일에는 고2, 중3, 초등 1·2학년 학생과 유치원생, 특수학교 학생이 등교수업에 나섰다. 교문을 통과한 학생들은 교사들의 지도 속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학교 건물로 들어갔다. 학생들은 손 소독제를 바르고, 열화상 카메라로 체온을 점검한 뒤 입실했다.

학교 가는 날만 손꼽아 기다렸을 아이들과 달리 교문 앞 학부모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학부모들의 감염 우려 속에 정문 앞에 준비해둔 가정학습 신청서는 바닥을 드러냈다. 이날 등교 대상인 2학년 133명 중 가정학습 신청자 수는 26명이다.

손녀를 등교시킨 최혜경(67·여)씨는 “손녀가 마스크를 쓰고 학교에 갔지만 여유분의 마스크를 따로 또 챙겨 보냈다”며 “가정학습을 지루해하기도 했는데 이제 학교에서 친구들과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총 14만여명이 등교를 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예정대로 대면 수업이 이뤄졌지만 등교 첫날부터 경기도 부천의 쿠팡 신선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이날 오후 늦게 부평·계양구 지역 243개 학교는 고3을 제외하고, 다음 달 2일까지 원격 수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에는 동구 만석초교 내 긴급 돌봄 지원 인력인 A(30·여)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학생들이 모두 귀가하는 일도 벌어졌다.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쿠팡 신선 물류센터에서 근무한 A씨는 지난 21~22일 만석초에서 긴급돌봄 교실 지원 인력으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측은 등교한 1~2학년 학생들을 모두 귀가 조처했다. 학교 측은 28일까지 방역 및 학교를 폐쇄하고, 원격 수업을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29일 이후 등교 여부와 보건당국의 관련 조치 등은 추후 공지할 계획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부천 물류센터에서 단기로 근무한 학생들도 검체 검사를 받았고,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며 “24시간 긴급 대응체계를 갖춰 학교에서 발생할지 모를 비상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