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2005년 이어 3번째 에베레스트산 높이 현장 측량
코로나19 국면서 베이어두 활용해 중국 국력 과시 의미도

 

▲ AP통신 사진 캡처[배포금지]

중국의 측량팀이 세계 최고봉인 히말라야 에베레스트산의 높이를 측정하기 위해 27일 정상 등반에 나선다.

 

26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측량팀은 지난 7일 시짱(西藏·티베트) 자치구 딩리(定日)현의 해발 6500m 지점에 베이스캠프를 마련해 정상 등반을 준비해 왔다.

에베레스트산 높이 측량팀은 전문 산악인과 중국 자연자원부 소속 측량·제도전문가 등 수십명으로 구성됐다.

측량팀은 이미 두 차례 정상 등반을 시도했으나 좋지 않은 날씨로 인해 정상 등반에 실패했으며,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다.

네팔과 중국의 국경에 위치한 에베레스트산은 네팔에서는 사가르마타로 부른다. 산스크리트어로 '세계의 정상'이라는 뜻이다. 티베트어로는 초모랑마로 부른다. '어떤 새도 넘을 수 없을 만큼 높다'는 의미다.

중국에서는 티베트어의 초모랑마를 차용해 주무랑마(珠穆朗瑪)로 부른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산 이름 에베레스트는 히말라야 측량에 기여한 영국의 조지 에베레스트 경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에베레스트산의 공식 높이는 해발 8848m이다. 그러나 높이에 대해선 여러 이견이 존재하고 있다. 중국은 앞서 1975년과 2005년 두 차례에 걸쳐 에베레스트산의 높이를 측량한 바 있다. 중국은 에베레스트산의 높이를 1975년에는 8848.13m로, 2005년에는 8844.43m라고 각각 발표한 바 있다. 2005년에 발표한 높이는 바위의 최고점을 잰 것이며, 그 위에 덮인 관설(冠雪)은 계산에 넣지 않았다.

이에 반해 네팔은 에베레스트산의 높이에는 관설이 포함돼야 한다면서 1950년대부터 줄곧 에베레스트산의 높이를 해발 8848m라고 발표했다.

현재까지 네팔의 측정치 8848m가 에베레스트산의 공식 높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학자들이 적지 않다.

지리학자들은 2015년 히말라야에서 발생한 규모 8.1의 지진으로 에베레스트산의 관설이 수 센티미터 가라앉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바람이 에베레스트의 높이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작년 10월 네팔을 국빈 방문할 당시 두 나라는 에베레스트산 높이에 대한 공동측량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은 약속을 깨고 이번에 독자적인 측량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이번 측량에 '중국판 GPS(위성항법 시스템)'로 불리는 베이더우(北斗)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에베레스트 높이 재측량을 계기로 중국의 독자적인 우주기술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5월 25일은 중국이 에베레스트산 등반에 성공한 지 60주년이 되는 날이다. 중국 등반대는 당시 등반 사상 처음으로 북릉을 통해 에베레스트산에 올랐다.

중국의 이번 에베레스트산 높이 측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대외적으로 중국의 국력을 과시할지 관심이 주목된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