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간 장애인복지 전문가 한 길 걸어
인간 존엄성 존중 가치 중심 센터 운영
발달장애인 공간 확보 후원·관심 바라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 사태를 겪는 장애인들에게 이번 재난은 훨씬 가혹합니다. 일상의 즐거움을 함께하고 싶은 간절한 맘으로 조금만 더 힘내라고 응원합니다.”

㈔한국장애인부모회 군포시지부 늘푸른주간보호센터 김명진(54·사진) 원장은 “평소 이용하던 기관이나 시설 대신 자택에서 길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장애인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며 심정을 고백했다.

김 원장은 14년 동안 장애인과 동고동락한 장애인복지 전문가로서 이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남다르다. 그에겐 장애인은 더 없이 '예쁜' 존재다. 다소 굼뜬 행동에 해맑은 웃음, 정도 많고, 겁도 많고, 가끔은 도전 행동도 하지만 천성적인 '예쁜 마음' 없이는 이들에게서 나올 수 없는 언행들이라 믿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이들과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었던 원천이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원장은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이후 잠시 심리상담분야에서 일한 것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온전히 장애인과 함께 지냈다. 장기요양 도입 초창기엔 나름 노인복지에 관심을 갖고 노인요양원도 직접 운영했지만 결국 친정이나 다름없는 장애인복지 현장으로 복귀했다.

그 속에서 장애인 가족들의 애환과 고민도 남 일 같지 않아 서로 보듬으며 상담자, 대변자, 조력자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특히 12년 전 대학원 전공이 상담심리 분야였음에도 여성장애인 관련 논문을 고집했던 것만 보아도 그에게서 장애인 사랑에 대한 내재한 잠재의식이 발동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 대목이다.

센터는 대표적인 장애인 지역사회 재활시설로서 20~50대 초반 발달장애인 15명이 낮에 이용하고 있다. 일상생활 및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재활 프로그램과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가족들의 상시보호에 따른 경비 부담을 줄여 안심하고 사회적·경제적 활동을 가능케 함으로써 모두가 행복한 삶을 누린다는 운영 목적과 방향성이 확고하다. 이곳에서 일상생활 훈련부터 교육활동, 취미활동, 사회적응훈련, 심리 정서적 안정 프로그램, 재활운동 프로그램 등 다양한 영역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특화사업으로 텃밭 가꾸기, 볼링교실, 푸드테라피, 원예치료 등이 있다.

김 원장은 센터 운영의 핵심가치를 '인간에 대한 존엄성 존중'으로 꼽았다. 여기에는 “비장애인과의 동등한 권리와 차별금지, 인권존중 등 모든 것이 포함된다”며 운영에 따른 철학과 소신을 분명히 했다.

특히 개별화된 당사자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또한 이용인이 서비스를 선택하는 등 최대한 자기결정권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복지는 인간을 주된 원료로 하는 특별한 영역이므로 휴먼서비스 정신에 바탕을 두고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군포지역 발달장애인들이 대기하지 않고 이용 기간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센터를 넓은 공간으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후원과 관심이 중요하다”고 전제하고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맘껏 놀며 즐길 수 있는 공간 마련이 절실함을 강조했다.

김 원장은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재활 의지를 고취하기 위해 '장애인의 날'을 '장애인차별 철폐의 날'로 명칭 변경을 제안했다. 그 이유는 “장애인 관련 법과 제도적인 시스템, 그리고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긴 했으나 보이지 않는 마음의 편견은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명진 원장은 “이로 인해 장애인 부모들이 장애 자녀보다 하루 늦게 하늘나라로 가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할 정도의 안타까운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결국 장애인이 불편하지 않은 세상,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간절함을 피력했다.

/군포=전남식 기자 nscho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