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환경기념일인 '지구의 날(4월22일 Earth Day) 50주년 행사가 열렸다. 지구의 날 행사를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인천시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지구의 날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에서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생활습관 개선을 제안하며 생활영역에서 실천 가능한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선언하며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노력을 함께해 갈 것을 제안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라는 세계적 재난이 잠시나마 깨끗한 생활 환경을 급격히 제공하고 있다. 언제부턴가 반가운 봄을 맞이하고 싶은 마음을 일순간에 KF94 마스크로 무장시키던 미세먼지가 우리 주변에서 사라진 날들이 벌써 여러날이 지나고 있다. 하루가 멀게 발령되던 미세먼지경보가 사라지고 차량운행 제한의 염려 없이 지낼 수 있게 된 것이다. 환경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측정된 전국 초미세먼지 평균농도가 지난해 같은 기간 33㎍/㎥에서 24㎍/㎥으로 약 27% 감소했다고 한다. 산업생산의 감소와 에너지소비 감소 등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도시화와 환경파괴로 인한 바이러스의 확산이 오히려 자연환경에 긍정적이게 된 것이다. 실로 바이러스의 역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는 메트로폴리탄 거대도시를 이루고 촘촘하고 빠르게 살아가는 도시인의 삶을 일순간에 정지시키거나 최소화하는 새로운 생활습관을 요구하고 있다. 잠깐이겠지만 환경적으로는 우리가 원하던 지구 본래의 모습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인간의 활동이 줄어들자 야생동물들이 서식지로 돌아오거나 대기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우리나라의 현상만이 아니라 집합적이고 집중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전지구적 현상인 듯하다.

아직은 코로나19 극복에 집중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이후 우리의 삶에 방식과 태도에 대한 고민과 예측을 내놓고 있다. 이윤추구를 중심으로 무차별한 개발과 인간지배 중심의 세계관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언택트(untact)의 일상화가 가속화 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다양한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우리는 어떤 태도로 코로나 이후 삶을 맞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 보아야 할 것이다.

비록 성공적인 방역으로 칭찬받고 있지만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준비가 무엇일까를 함께 준비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는 많은 부분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글로벌화, 환경파괴, 공공의료, 경제의 취약한 고리 등 재가치화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 그중에 고령화와 저출산사회가 지속가능하려면 공공의료와 의료의 공공성이 함께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대응체계에 있어서 미국의 사례를 통해 의료의 공공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사회 구성원의 피해가 대단히 크다는 교훈을 볼 수 있다. 특히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의 지속가능성은 크게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국립보건연구원(ISS)은 코로나19로 사망한 3200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평균 나이가 78.5세이며 중위연령은 80세라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선 80~89세 환자들의 비중이 41%로 가장 높았으며 70~79세 환자들의 비중은 35%로 그 뒤를 이었다. 40세 미만인 사망자는 9명에 그쳤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의 대부분은 노령층의 고혈압,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발생하고 있다. 가장 취약한 고리가 먼저 끊어지는 것이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공공영역의 확장과 더불어 건강과 지역의료부분에서도 시민참여의 네트워크가 촘촘히 구성되어야 한다. 의료의 전달체계를 시민참여로 전환하고 생활습관의 개선을 통한 만성질환의 관리와 유지를 통한 건강한 지역공동체망을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 지역건강네트워크 확대는 고령자 등 취약계층의 위협요인을 적극적으로 방어할 수 있고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속가능성을 만들어 갈 수 있다.

공공과 시민사회의 네트워크망의 구축은 생활의 안전망을 만드는 것이다. 특히 공공영역의 전달체계에 있어 사람과 가치중심의 사회적경제가 역할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참여에 의한 자발적인 결사체를 구성하고 지역사회 기반의 협동의 가치를 갖고 있는 사회적경제는 공공의료와 의료의 공공성의 전달체계에서 역할을 할 것이다. 이윤이 우선이 아닌 사람중심의 가치를 실천할 수 있는 보건의료영역에서의 사회적경제가 공공의 파트너로서 기능할 수 있기를 바란다.

 

송영석

인천광역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