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아파트 건설현장 인근 주민들 “통학로 위험” 건설사·지자체 규탄
`허가 과정 서류 조작' 의혹 제기도

`수원 옛 KT&G 연초제조창 부지 개발' 내 아파트를 건설 중인 대우건설이 스쿨존 코앞에 공사 차량 출입구를 만들면서, 허가 서류까지 조작했다는 논란으로 주민 반발을 사고 있다.

주민들은 건설사는 물론 허가를 내준 지자체도 `민식이법' 시행 등 통학로 안전이 중요시되는 시대와 역행한다며 결정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10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근 장안구 정자동 일원 `화서역 파크푸르지오 건설 현장'에 공사차량이 드나들기 위한 출입구를 신설했다.

경기도의료원 삼거리 지점인 이 장소는 4개 초·중·고 학생들이 등·하굣길에 자주 오가는 통학로다.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도 형성됐다.

주민들은 공사 시작 전부터 통학로 주변 공사차량 운행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쳐왔다. 이에 대우건설은 지난해 사업지구 남측에 출입구를 설립했다.

하지만 오염토 정화, 지하차도 연장 등 다수의 기반시설공사가 동시 벌어진 탓에 올해 7월쯤 기존 출입구를 더 이상 쓰지 못하게 되자 옮긴 것이다.

주민들은 학생 안전뿐만 아니라 대우건설의 태도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공사장 출입구 허가 과정에서 마치 공청회를 개최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는 주장이다.

차량 운행 방안인 해당 서류는 공사장 일대 아파트 단지 및 학교에 조치내용을 담고 있는데, 각 아파트 단지 아래 `주민설명회'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실제 서류를 접수 받은 시는 대우건설이 설명회를 통해 주민과 합의한 것으로 이해하고 허가했다. 반면 사전에 일정 이해관계자가 모여 출입구 관련한 논의를 한 적은 없다.

일부 아파트는 개통 예정인 출입구 근처에 `공사차량 매연과 교통체증에 통학로가 위험하다', `주민의견 무시하고 공사출입문 승인해준 시청, 구청 규탄한다'는 등 현수막도 내걸었다.

두견마을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학생 안전만은 지켜달라고 요구했으나, 대우건설은 아무도 모르게 출입문을 냈다”며 “제대로 검토도 않고 조작 서류를 믿은 지자체도 문제”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민식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처럼 요즘 사회가 통학 안전을 지키려고 노력하는데 거꾸로 가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현행 규정상 통학로와 인접한 장소에 공사장 출입구 개설을 금지하기는 어려워 앞으로 주민 불만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그러나 과정에 하자가 없고, 안전한 운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주민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기존 출입구는 더 이상 못 쓰고, 안전관리요원 배치 등으로 학생들의 통학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주민과 회의에서 몇 번 말했기 때문에 설명이 없었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대우건설에 주민설명회 개최 여부를 조사하고 예방대책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은 주상복합, 업무상업복합 도시공원 등으로 구성된 부지(대유평지구)에 2355가구 규모로 아파트를 짓고 있다. 해당 아파트는 2021년 8월 준공예정으로 최대 46층까지 계획됐다. 공정률은 40% 수준이다.

/글·사진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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