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패널 순식간에 불번져
연기 질식·유독가스 시야방해
씨랜드 등 막대한 인명피해로

2018년 기준 도내 448곳 달해
화재땐 시한폭탄 … 사용 금지를

 

38명 노동자 목숨을 앗아간 이천 물류창고 신축공사장 화재 등 계속된 화재 참사의 주범인 `샌드위치 패널'이 경기지역에 서울의 30배 이상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지자체 등이 실태 조사 등에 나섰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법 개정 등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찾지 않으면 언제든 참사가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관련기사 2면

3일 국토교통부 내부 조사자료인 `전국 샌드위치 패널 건축물 현황'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경기도 소재 샌드위치 패널 구조를 갖춘 공장과 창고는 약 448개에 달했다.

이는 국토부가 조사요구 민원을 받아 일회성으로 파악한 수다. 샌드위치 패널은 정부나 지자체의 상시관리 대상에 제외돼 어느 건축물에, 얼마나 쓰였는지 자세한 현황은 없다.

샌드위치 패널은 주구조, 내·외 기타구조, 지붕 등 용도와 건축외장용 패널, PEB 공법, 조립식 패널 등 명칭도 다양해 실제는 더욱 많은 곳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스티로폼이나 우레탄폼을 가운데 두고 양쪽에 철판을 붙여 만든 건축용 자재인데, 철근콘크리트보다 비교적 적은 비용이고 공사 기간도 짧아 공장 및 창고에 주로 쓰인다.

이천 모가면 물류창고도 마찬가지로 외벽이 샌드위치 패널이었다. 평상시는 단열효과 등 장점이 있으나, 화재 시에는 생명을 위협하는 `시한폭탄'이다.

단열재인 스티로폼, 우레탄폼에 불이 붙으면 일단 기름처럼 녹으며 순식간에 퍼져나간다. 석유화학 물질을 품은 특성상 시커먼 연기와 유독가스를 내뿜는다.

때문에 대피 시야에 방해가 될뿐더러 유독사스에 의한 질식으로 사망에도 이른다. 이번 화재에서 노동자들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변을 당한 원인으로 십중팔구 샌드위치 패널이 꼽혔다.

유치원생 19명 포함 23명이 숨진 1999년 화성 씨랜드 화재, 40명 사망 2008년 이천 냉동창고 화재, 5명 사망 2015년 의정부 아파트 화재, 4명 사망 화성 동탄 메타폴리스 화재 등도 샌드위치 패널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막대한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그러나 안전 취약이라는 최악의 단점을 갖췄어도 도내 공장·창고에 만연히 쓰인 것이 확인됐다. 화성 47개, 이천 39개, 평택 38개, 파주 28개, 포천 21개 등이다.

경기지역은 산업 활성화 등 특징 탓에 타 지역과 비교해도 월등히 많은 수치를 보였다. 같은 수도권 서울(약 13개)과 비교하면 34배쯤 된다.

현재 부천시는 샌드위치 패널 건축물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에 나섰고, 수원남부소방서는 공사장 안전 위반을 추적하는 등 조치가 줄짓고 있다.

하지만 샌드위치 패널은 공사현장의 편리성 탓에 사용을 불허할 근거가 부족하고, 모든 현장을 주시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워 제도부터 바로 잡아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도 관계자는 “샌드위치 패널은 시설물이 아닌 건축자재에 해당해 지자체의 관리범주에 놓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우선 피해자 지원에 힘을 기울이고, 사안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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