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공항 `안심 콜밴 서비스'…지역 맞춤 대응책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월22일부터 지역사회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시작된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는 지난 19일까지 한 달 가까이 지속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17~18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국민인식조사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즉시 완화’에 63.3%가 반대했다고 밝혔다.

사회적 거리 두기는 일부 완화하면서 사회적 긴장감을 유지하는 형태로 5월5일까지 연장됐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치료제와 백신이 마련돼 있지 않은 지금 사회적 거리 두기는 누구나 할 수 있고, 중요하며, 효과적인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 저지법”이라고 말한다. 지난 18일 정부에 “사회적 거리 두기는 유지돼야 한다”는 의견을 공식 전달했던 인천시도 강도 높은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 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 20일 옹진군청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코로나19 인천지역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 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 17일 강화군 선원면사무소를 방문해 코로나19 대응 현장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인천시는 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지난 2월23일 이전부터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로 코로나19에 대응해왔다. 코로나19 검사 대상을 정부 지침보다 확대해 지난 19일까지 확진환자 90명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34명을 선제적 진단검사로 조기 발견했다. 전국 최초 집단시설 표본검사, 해외 입국자의 철저한 관리 등을 통해 지역사회 감염 확산 방지에도 노력하고 있다.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자료를 보면 인천 코로나19 확진환자는 총 92명이다. 국내 확진환자 1만683명 가운데 0.86%에 불과하다.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은 3.11명으로, 전국 평균(20.6명)은 물론 서울(6.43명)·경기(4.97명) 등 수도권에서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정부보다 한발 앞선 `거리 두기'
국내 최초 코로나19 확진자는 인천에서 발생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인천국제공항 검역 과정에서 유증상자로 분류돼 인천의료원에 격리 입원됐고, 지난 1월20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천시는 `1번 환자'가 나온 뒤로 지역사회 확산을 막으려고 감염병 위기경보 `위기' 단계에도 `심각' 수준에 준하는 대응 체계를 갖췄다. 접촉 가능성 자체를 줄이기 위한 강도 높은 `인천형 사회적 거리 두기'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시는 위기 단계부터 민간에 대관하는 시설에 대한 연기·취소를 권고했고, 불가피하게 운영되는 경우 철저한 방역을 주문했다. 주민자치센터와 종교시설 등에서 벌어지는 각종 프로그램과 행사, 교육 운영도 중단하거나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체육시설·도서관 등 공공운영시설은 긴급 휴관에 들어갔고, 사회서비스 시설에도 운영 제한 조치를 내렸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된 이들 시설은 휴원 1만2032곳, 운영 제한 1만645곳 등 총 2만2677곳에 이른다.
시는 집단감염이 우려되는 위험시설에도 강도 높은 대응을 이어갔다.
지난달 24일 정부 방역지침이 적용된 종교시설, 실내체육시설, 유흥시설 외에도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PC방, 노래연습장, 학원을 운영 제한 대상 시설로 확대 지정했다. 이들 시설에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 운영을 중단하도록 권고하면서 준수 사항을 이행하는지 현장 점검에 나선 것이다.

▲감염 유형별 `거리 두기' 대응
국내 최초 발생에도 한 달 넘게 한 자릿수 확진자 추세를 이어가던 인천시에 위기감이 닥친 건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집단감염이 벌어지면서다. 이곳에 출퇴근하던 인천시민이 잇따라 양성 판정을 받으며 콜센터 관련 확진자는 총 20명까지 늘었다. 환자 원인별로 보면 해외 유입(4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달 9일에는 13명이 한꺼번에 확진되면서 인천에서 일일 확진환자 수로는 최다 규모를 기록하기도 했다.
콜센터 집단감염이 문제로 떠오르자 시는 인천지역 콜센터 전수조사로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섰다. 콜센터에는 재택근무나 교대근무 등을 통한 근무체계 개선을 권고했다. 방역지침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지키도록 안내했다. 정부에는 콜센터 관리 지침 마련이 필요하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유럽·미국 등지로 번지며 해외 유입 사례에 빨간불이 들어온 이후부터는 인천국제공항 입국자 관리에 힘을 기울였다. 공항으로 입국하는 유학생들을 기숙사까지 데려다주는 `안심 콜밴 서비스'를 전국 최초로 시행했다. 지역 특성에 맞춘 대응책으로 시민 접촉을 최소화한 것이다.
확진환자가 발생한 지역 주변의 집단시설을 중심으로 한 표본검사도 인천시가 전국에서 최초로 실시했다. 지역사회로 감염이 확산하는 것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조처다. 시는 요양병원과 정신의료기관, 요양원 등 500개 집단시설에서 종사자 1명, 환자 2명씩 무작위로 검체를 채취해 표본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의료진과 공직자들의 치열한 대응과 시민의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 노력 덕분에 코로나19로부터 인천을 지키고 있다”며 “언제든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사회적 거리 두기에 조금만 더 힘을 보태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