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보다 입장까지 2~3분 더 소요…긴 투표용지에 어르신 "이게 뭐냐"
체온 재고 손소독·비닐장갑 착용
거리두기 다소 소동…끼어들기도
자가격리자는 오후 6시부터…
▲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5일 오후 수원시 영통구 광교중학교에 마련된 자가격리자 임시 투표소에서 코로나19 자가격리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자가격리자 투표는 일반 투표가 끝난 오후 6시부터 진행됐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제21대 총선 선거일인 15일 경기도 곳곳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줄을 이었다. '거리두기' 미준수 등 혼란도 다소 빚어졌다.

이날 오전 7시40분 수원 세류2동 제6투표소 신곡경로당. 유권자들이 하나 둘 투표소로 입장했다. 코로나19 예방차원에서 전부 마스크를 썼고, 옷차림은 봄에 맞춰 가벼웠다.

중장년부터 거동이 힘겨운 노인까지 대부분 연령대가 높았다. 이곳 지역은 50세 이상 연령이 전체 대비 약 40%, 65세 이상 14% 정도 비중을 보인다.

투표소는 그동안 치러진 선거와 다른 체계로 운영됐다. 입구서부터 투표사무원이 이마 등에 체온을 잰 뒤, 이상이 없으면 손 소독 및 일회용 비닐장갑 착용을 안내했다.

종전과 달리 입장까지 2~3분 더 소요됐다. 가로 길이로 성인 3명 정도면 가득 차는 공간이다 보니, '1m 이상 거리'를 유지하는 선거관리위원회 수칙을 지키기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방역 대기자, 투표를 마친 유권자의 동선이 겹쳐 서로 안 부딪히려고 몸을 움츠리는 모습도 보였다. 투표사무원은 신속한 이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분주히 안내했다.

또 48.1㎝의 비례대표 투표용지도 문제를 낳았다.

사전에 정보를 인지하지 못한 노인이 용지를 받자마자 "이게 뭐냐"고 묻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투표를 마친 한 노인은 "내가 원하는 당이 당최 어디에 있는 건지…"라며 중얼댔다.

같은 시간 인계동 6·7투표소는 바닥에 미리 그려둔 거리두기 안내선을 지키지 않는다거나, 존재 자체를 몰라 유권자 간 중간에 끼어드는 '새치기'도 종종 빚어졌다.

투표사무원이 유권자들에게 수시로 당부할 수밖에 없었다. 권선2제2투표소 앞에서 일부 20대들은 비닐장갑 위에 투표 도장을 찍은 뒤 인증샷을 촬영하며 즐겼다.

타 지역은 유권자가 몰리며 '투표 행렬'이 형성되기도 했다.

안양 석수1동 제1투표소는 오전 6시부터 약 2시간 가까이 투표소 건물 밖까지 30여명이 대기했다.

광명 소하2동 제11투표소도 이른 아침부터 점심시간까지 아파트 입주자 등 50여명의 투표 행렬이 길게 늘어졌고, 부천 소사본동 제2투표소 최장 200여m 길이로 줄지었다.

투표소에 찾아온 주민들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공통적으로 코로나19에도 '투표권 행사'는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수원 인계동 주민 김모(45)씨는 "요즘 아무리 어려워도 투표를 거르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도내 일부 투표소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유권자가 나타났지만, 투표까지 제지하는 일은 없었다.

한편 경기도에서 모두 4286명의 코로나19 자가격리자가 투표 의사를 밝히면서 각 지자체가 대기·이동 확인 등 분주히 방역대책을 벌였다.

/지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