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조·안전IOT 지원 못 받아
돌보러 온 여동생과 함께 사고
장애가 있던 50대 남성과 그를 돌보러 온 여동생이 화재로 목숨을 잃어 주변 이웃들이 슬픔에 빠졌다.
특히 오빠인 A(58)씨는 함께 살던 어머니를 여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다 사실상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것과 다름없던 상태라 주위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13일 인천공단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41분쯤 남동구 도림동 19층짜리 아파트 12층에서 불이 나 A씨와 B(56·여)씨 남매가 숨졌다.
A씨는 정신장애를 앓고 있었고 B씨는 그런 오빠를 돌보기 위해 당시 이곳을 찾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아파트에는 A씨와 노모가 함께 살았지만 주민들에 따르면 약 한 달 전 노모가 돌아가신 뒤 A씨 혼자 이 곳에서 살고 있었다.

A씨는 정신장애 3급으로 일상생활에 간헐적인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를 받지 않고 있었다.
또 남동구는 홀몸 어르신들의 화재예방과 고독사를 막기 위해 전기안전 IOT(사물인터넷) 장치를 각 가정에 설치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A씨는 사업 대상에 오르지 않았다.

남동구 관계자는 "활동보조나 IOT 설치 지원을 위해선 본인 신청이 필요한데 확인해 보니 A씨는 신청이 돼 있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신고 접수 후 약 30분 뒤 불길을 잡았지만 남매는 얼굴 등에 화상을 입었고 끝내 숨졌다. 경찰은 소방과 합동 감식으로 화재 원인을 파악하는 동시에 A씨 남매 시신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할 방침이다.

A씨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한 주민은 "어머니도 극진히 모시고 이웃들과 이야기 나누기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 믿기질 않는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