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66년 상급부처 계속 바뀌어
정체성 모호 지적 뿌리찾기 나서
인물·사건 발굴 용역 … 연내 선정
해양경찰 뿌리 찾기에 나선 해경을 상징할 인물로 '해상왕 장보고'와 '홍순칠 독도의용수비대장'이 물망에 올랐다.
해양경찰청은 지난해 해양경찰교육원에서 진행한 해경 뿌리찾기 연구용역 결과 총 15명의 상징 인물 후보군이 발굴됐다고 12일 밝혔다.

해경교육원은 '역사적 인물' 10명과 조직 설립·발전 과정에 직접적인 공헌을 한 '직접적 인물' 5명을 선정했다. 역사적 인물에는 ▲고대시대 이사부·문무왕·장보고 ▲고려시대 강민첨·정지·조준 ▲조선시대 이대원·이순신·남구만·이규원, 직접적 인물에는 ▲홍순칠 독도의용수비대장 ▲민홍기 해양경비대장 ▲이강년·권동욱 해양경찰청장 ▲손원일 해군 제독이 꼽혔다.

해경교육원은 이들 중 고대시대 장보고와 홍순칠 독도의용수비대장을 상징 인물로 제안했다. 신라 시대 인물인 장보고는 전남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해 어업과 항해 활동을 지도·보호하며 지금의 해경 임무에 부합하는 활동을 한 인물이란 평가를 받았다. 1929년 경북 울릉에서 태어난 홍순칠은 독도의용수비대를 결성해 경비활동을 펼치며 독도와 인근 해상을 우리나라가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이다. 그는 1986년 타계했다.

해경은 대내외 여론수렴과 선정위원회를 꾸려 올해 안 상징 인물을 선정할 예정이다. 상징 인물이 선정되면 본청과 전 소속기관에 별도 추모·기념공간을 마련하고, 함정명에도 상징 인물 이름을 활용한다.

해경청은 1953년 해양경찰대라는 이름으로 창설돼 66년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그간 상급 부처 소속이 계속 바뀌며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해경은 해양경찰법이 시행되는 올해 해경 모태와 상징 인물, 관련 사건 등을 발굴하기 위한 뿌리 찾기 사업을 본격 추진 중이다.

해경과 달리 경찰은 임시정부 경무국을 경찰 뿌리로 보고 김구 초대 경무국장을 경찰 상징 인물로, 해군은 충무공 이순신과 손원일 제독을 상징 인물로 선정해 기념식을 진행하고 있다.

해경청 관계자는 "제안 된 인물들의 정당성이나 공감대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관련 설문조사를 추진하려는 단계"라며 "아직 (두 인물로) 확정됐다고 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