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18년 5월 폐기한 풍계리 핵실험장 곳곳에 사람과 차량이 이동한 흔적이 관측되지만, 실험장을 재가동하려는 징후는 없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보도했다.

38노스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상업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8년 이전 이미 폐쇄된 동쪽 갱도 입구 부근에서는 사람이 이동한 자국이 쌓인 눈 위로 포착됐다.

이곳은 2006년 첫 핵실험이 이뤄진 곳으로, 방사선 오염에 따라 일찌감치 폐쇄된 후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38노스는 이 움직임이 어떤 활동인지 불명확하다면서도 일상적 보안 순찰일 수 있지만 일종의 방사선 감시활동을 포함하고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이곳의 오솔길이 이전에 방사선 누출이 탐지된 입구 근처의 산기슭으로 이어진다는 이유에서다.

38노스는 지금까지 5차례 핵실험을 진행한 북쪽 갱도 입구 부근에서도 차량이 입구까지 오간 자국이 눈 위에 남아 있다고 전했다.

또 갱도 입구 근처에 3개의 작은 물체로 여겨지는 것도 보인다고 밝히면서 이런 정황 역시 순찰 내지 방사능 감시 활동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남쪽 갱도 입구 지역에서도 사람의 발자국과 차량 자국이 관측됐다고 38노스는 전했다.

북한의 함경북도 길주군에 위치한 풍계리 핵실험장에는 4개의 갱도가 있었다. 1차 핵실험 이후 폐쇄한 1곳 외에 나머지 3곳은 북미 1차 정상회담을 앞둔 2018년 5월 북한이 폭파 방식으로 폐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38노스는 지휘센터와 남쪽 지원구역은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고 사람들의 움직임과 곡물 재배로 보이는 활동이 있다며 요원이 현장에 상주하고 있음을 재차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38노스는 실험장 갱도를 다시 파내거나 실험장을 재가동하려고 시도하는 흔적은 없다고 밝혔다.

38노스는 작년 12월과 올해 1월에도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을 토대로 사람과 차량 흔적이 있지만, 실험장을 재가동하려는 징후는 없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