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감소로 범죄 줄었는데
살인·강간 등 강력범 비율 쑥
해마다 평균 5000명 검거 당해
만10 ~13세 처벌않는 법 악용
촉법소년도 급증 근본책 시급
 

해마다 인천지역에서 범죄를 저질러 경찰에 붙잡힌 청소년이 5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수법이 점점 잔혹해지고 지능화하고 있는데다 형사처벌 사각지대에 놓인 촉법소년 범죄도 늘고 있는 추세라 근본적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5일 인천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연도별 인천지역 청소년 범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청소년범(형법상 만 14~18세 범죄소년)은 모두 2만4812명(구속 262명)으로, 연평균 '4962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 청소년범은 4683명으로 전년 4706명 대비 소폭 감소했다. 전체 청소년 인구가 감소하면서 청소년 범죄도 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지난해 범죄 유형별로는 폭력범(1367명)과 절도범(1197명)이 가장 많았다. 특히 살인·강도·강간·강제추행·방화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은 176명으로 전년 133명과 비교해 크게 늘어났다. 사기·횡령·배임 등 지능 범죄를 일으킨 청소년도 823명으로 전년 813명 대비 증가했다.

전체 청소년 범죄가 줄었음에도 범행 수법은 갈수록 잔혹화·지능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인천에선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이 발생해 가해자들을 강력히 처벌해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피해 학생 어머니가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는 31만명을 넘어섰다.
2018년 11월에도 연수구 아파트 옥상에서 중학생이 또래 4명으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하다 추락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공분을 일으킨 바 있다. 가해자들은 법원에서 상해치사 혐의 등이 인정돼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다.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는 것도 문제시되고 있다. 지난해 인천에서 경찰에 적발된 촉법소년은 649명으로 전년 510명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촉법소년은 만 10~13세 형사 미성년자로 법을 어겨도 형사처벌 대신 보호관찰을 받는 대상이다.

일부 어린 학생들의 경우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범죄를 일으키거나 친구들을 범죄에 가담시키기도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소년범이 성인 범죄자로 전이될 수 있기 때문에 처벌보다는 교화와 선도에 목적을 둔 처분이 이뤄지고 있다"며 "가정과 학교 등 우리 사회 각 분야가 청소년 인성 등에 관심을 갖고 유기적으로 협조해 올바르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