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콜센터발 코로나19로 인천 확진자가 하룻밤 새 14명이 늘었다. 같은 콜센터에 근무하는 인천 6개 자치구 거주자 13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접촉자 가운데 추가 확진자도 나왔다. 서울·경기를 아우르는 집단 감염에 지역사회 감염까지 번지며 수도권에 비상이 걸렸다.

인천시는 코로나19 확진환자 14명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10일 밝혔다. 전날까지 9명이었던 인천 확진자 수는 총 23명으로 불어났다.

추가 확진자 가운데 13명은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의 한 손해보험 콜센터 직원들이다. 거주 지역별로 보면 미추홀구 4명, 연수구 1명, 남동구 1명, 부평구 4명, 서구 2명, 계양구 1명이다. 이들 모두 여성으로, 1968년생부터 1994년생까지 연령대가 20~50대에 걸쳐 있다.

이들 가운데 미추홀구 확진자인 43세 여성과 지난 6일 미추홀구 한 식당에서 같이 식사한 연수구 송도동 거주 54세 남성도 이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콜센터 직원이 아닌 이 남성은 접촉으로 확진된 지역사회 감염 사례다.

이들은 모두 9일 늦은 오후부터 10일 오전 사이에 동시다발적으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시작된 집단 감염은 지난 8일부터 현실화했다. 이 콜센터를 다니는 서울 노원구 거주자가 확진 판정을 받자 노원구보건소는 직원 명단을 확보해 거주지 인근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검사를 받도록 안내했다. 이 콜센터 11층에는 직원 148명과 교육생 59명 등 총 207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직원 명단에 올라 있던 인천시민은 19명이었다. 검사 결과 이들 중 13명이 코로나19로 확진됐고, 6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박규웅 시 건강체육국장은 "인천 직원 명단 19명에 교육생은 포함되지 않아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역학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인천 확진자 상당수는 지난 6일부터 코로나19 증세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콜센터에서 최초로 확진된 노원구 환자와 증상 발현 시점이 비슷해 감염 경로를 추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콜센터 근무 환경에서 집단 감염이 비롯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많은 근무자가 밀집된 공간에서 같은 기기에 대고 계속 말해야 하는 콜센터 특성에 더해 마스크 미착용, 열악한 환기시설 등이 감염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고광필 인천시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1차 역학조사에서 확진자들은 출퇴근할 때는 마스크를 썼지만 근무 중에는 불편해서 대부분 착용하지 않았다고 답했다"며 "환기시설이 열악한 탓에 평소 기침 등의 증세가 있어서 코로나19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진술도 있다. 감염병이 전파되기 쉬웠던 환경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콜센터발 코로나19는 서울에서도 최대 규모의 집단 감염으로 꼽히고 있다. 이날 오전까지 인천시민 13명뿐 아니라 서울·경기 거주자 등 30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해당 콜센터가 있던 19층짜리 건물은 폐쇄된 상태다.

박 국장은 "확진자 카드 사용 내역과 CCTV 자료 등을 통한 심층 역학조사에서 확인된 동선에 대해 방역소독과 폐쇄 등의 조치를 할 것"이라며 "서울시·경기도와도 정보를 긴밀히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