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광조선공업주식회사. 2011년


1980년대 만석부두와 화수부두가 인천의 중심인 시절이 있었다. 선원과 근로자에게 임금이 풀리는 날에는 지나가는 강아지도 만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닐 정도였다고 한다. 서해에서 잡아오는 신선한 해산물과 굴이 끊임없이 이 부두로 쏟아져 들어왔다. 이를 수송하던 어선의 수리를 담당하던 조선소와 철공소가 호황을 누렸다. 아주 큰 배가 아니면 주변에 자리한 소규모의 조선소와 철공소에서 배를 수리했다.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부두 주변에는 20여 개의 철공소가 있었다고 한다.

지난 2월 만석동의 삼광조선공업주식회사를 찾았다. 많은 선박들이 건조 중이었고, 수리를 위해 배의 하부를 드러낸 배들도 여러 척이었다. 배의 뼈대를 붙여나가는 용접 불꽃이 튀는 모습을 보니 왕성하게 움직이는 조선소임이 실감났다. 짧은 시간에 카메라의 셔터를 쉼 없이 눌러 댔다. 오래된 현장이었지만 새로운 것이었다. 삼광조선의 이상국 대표는 화려했던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인천 조선업의 중심에 몸담은 산 증인이다. 그는 주변 환경의 변화와 민원으로 조선업이 쇠퇴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인천에 있는 6개 선박 수리 조선소는 500t급 이하의 선박을 수리하거나 건조한다. 주로 어선, 예인선, 바지선, 행정선, 어업지도선 등이다. 그 이상의 여객선의 경우 절반 이상은 다른 지역에 수리를 맡겨야 하는게 현실이다. 소규모의 선박 수리 조선소까지 없어지면 작은 배들은 타 지역으로 가서 수리를 받아야 한다.

결국 인천의 재화가 타지역으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 선박의 수리를 담당하는 조선소가 또 하나의 블루오션이 될 수도 있다는 단순한 논리를 혹시 우리가 잊고 있지는 않은지. 지역경제 활성화가 청년과 신규 창업에만 집중해야 된다는 전제를 두고 있는 정책에서 혹시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은 없는지 현장에서 되돌아보았다.

/포토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