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스크 판매 예고문이 붙은 인천 남동구 내 농협 하나로마트.


27일 오후 인천 남동구에 있는 농협 하나로마트 매장 앞.

매장 입구에는 '보건용 마스크 판매 예고 안내문'이 붙어 있지만 마트를 나오는 주민들 손에 들린 장바구니에서 마스크를 찾아보긴 힘들었다.
이르면 27일 오후부터 농협·우체국·약국에서 마스크를 살 수 있다는 정부 발표를 보고 마트를 찾은 주민들은 허탈해 했다.

마트 앞에서 만난 남동구 만수동 주민 강모(47)씨는 "사 놓은 마스크가 없어 일회용 마스크를 재활용하고 있다"며 "27일부터 살 수 있다 해서 겸사겸사 나왔는데 답답하다"고 말했다.

27일 인천농협지역본부와 경인지방우정청 등에 따르면 정부의 '마스크 수급안정 추가조치' 지침이 내려졌지만 인천에서는 3월 초에나 마스크가 풀릴 예정이다.
정부는 마스크 공적물량 일일 1000만장 중 350만장을 전국 약국과 농협, 우체국을 통해 공급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지역 별로 나눠보면 턱없이 적은 수량이다.

인천에는 약국 1070개소가 있다. 시에 따르면 각 약국은 3월 초부터 하루 100장씩 마스크를 판매한다. 한 명이 하루 5장까지 살 수 있기 때문에 인천시민 300만명 중 2만1400명(0.71%)만 마스크를 살 수 있는 셈이다.

인천 지역 하나로마트 72곳과 옹진군 섬지역 덕적·북도·영흥·연평우체국도 마스크를 판매하지만 약국만큼 공급량이 많지 않다. 경인우정청은 인천 4곳 우체국에서 3월2일쯤부터 하루 300장씩 마스크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인천농협지역본부는 아직 공급량과 공급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 단위농협 관계자는 "본부 차원에서 마스크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3월 초가 돼야 매장 내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남동구에서 영업 중인 한 약사는 "27일부터 마스크 살 수 있다는 정부 발표 때문에 문의가 폭주하며 혼선만 빚고 있다"며 "지금 수요를 감안하면 하루 100장으론 어림도 없다"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후 긴급 브리핑을 통해 "마스크 수급 안정 관련해 여러 조치에도 아직 수급 불안이 발생하고 있어 송구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