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가장 큰 육상동물은 아프리카 코끼리로 사하라 사막 남쪽 지역에 분포해있다. 아프리카 코끼리는 아시아 것과는 달리 암수 모두 상아가 있는데 몸무게는 보통 3~5t이지만 수컷 중에는 8t이나 되는 경우도 있다. 보통 7종류로 분류되는 아프리카 코끼리 중 적도에 가까운 열대우림에 분포하는 둥근귀 코끼리는 그 생태와 습성에 대해 알려진 것이 별로 없지만 주로 나무껍질이나 과일, 풀 또는 나뭇잎을 먹는데 먹이를 위해 작은 나무들을 쓰러뜨리기도 한다. ▶아시안게임을 유치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찾았던 스리랑카에서 야생 코끼리들은 물론 어미를 잃은 새끼 코끼리들을 모아서 키우는 코끼리 고아원도 보았다. 아프리카에서는 상아를 얻기 위해 오래전부터 밀엽이 자행되었지만 스리랑카에서는 농사를 망치는 코끼리들을 농민들이 사살하면서 고아 코끼리가 생겨나고 있었다. 육지에서 가장 몸집이 크고 순한 초식동물이 지구촌 곳곳에서 수난을 당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게 느껴졌다. ▶아프리카 열대우림 코끼리들을 오랫동안 관찰하고 최근 연구결과를 발표한 프랑스의 기후환경연구소 생태학자 화비오 베르자기 박사에 따르면 열대우림 생성에 코끼리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존 다음으로 큰 아프리카 열대우림에는 크고 단단한 나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아마존은 키 작은 나무들로 덮여있는 것도 코끼리 같은 대형 초식동물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아마존 열대우림에도 1만2000여년 전까지는 3t 이상이 되는 나무늘보나 조치수 같은 대형 초식동물이 서식하고 있었으나 그들이 사라지면서 작은 나무들로 뒤덮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프리카에서는 코끼리들이 나뭇잎을 먹기 위해 직경 30㎝ 이하의 나무들을 대부분 꺾어버리기 때문에 큰 나무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자라면서 작은 수목으로 덮인 아마존과는 다른 열대우림이 생성되었다는 설명이다. ▶미국 콜로라도주 대기연구소의 로지 피셔 박사는 베르자기 박사의 연구는 대형동물과 탄소배출관계를 밝혀내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아프리카 열대우림에서 10만 마리의 코끼리들이 없어지면 당장 7%에 달하는 삼림이 사라져서 30억t의 탄소가 배출되는 결과가 되며 이를 탄소배출 세금으로 환산하면 430억 달러에 달한다는 것이다. 기후변화가 현실로 다가오는 시점에서 열대우림에서 코끼리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는 것은 지구 온난화의 복합적 요인을 실감나게 한다.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