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료원을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지정해 신종 감염병에 적극 대응해야 합니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공의료 강화'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천의료원을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지정하면서 동시에 제2의료원 설립을 추진해야 한다"며 "전쟁이 발생할 것에 대비하듯 공공인프라를 튼튼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으면서 국내에선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의 중요성이 커졌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목소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병원 입장에서 감염병 환자가 큰 수익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 원장은 "전국에 감염내과 의사가 300명이 채 되지 않는데 전파력이 큰 감염병이 발생하면 적은 의료진들이 이 일을 다 떠맡아야 한다"며 "특히 감염내과 의사 1명이 있는 공공병원에 코로나19 확진환자가 2~3명 발생하면 심한 타격에 몸을 비틀거리는 '그로기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인천의료원 의료진은 격리 치료를 받은 뒤 퇴원한 국내 첫 확진자로부터 '의료진은 나의 영웅'이란 제목의 편지를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조 원장은 코로나19 사태가 공공의료의 전환점이 돼야 한다고 했다.

조 원장은 "지역에서 제2·3의료원을 추가로 설립한 뒤 전염병이 발생하면 의료원별로 역할을 나눠 맡는 등 효율적인 진료 체계가 이뤄져야 한다"며 "국가방역체계도 중요하지만 의사와 환자, 행정과 병원 조직 간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성할 수 있도록 공중보건의료체계도 재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