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23곳, 소·벤처기업 둥지
확진자 발생땐 손실 직격탄
열화상카메라 등 지원 전무

경기도내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한 소규모 벤처기업들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정부의 도움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확진자가 발생하기라도 하면 건물 폐쇄로 영업 중단 등 대규모 피해가 우려되지만 정작 정부 손길이 닿지 않아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오전 8시30분 출근길 430개 기업과 직원 4000명이 한곳에 들어선 수원 디지털엠파이어2 정문. 1분 안에 수백명의 직장인이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감염의심자를 발견해 조치할 수 있는 열화상카메라나 건물 구석구석을 소독하는 등의 방역활동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방문자의 상태를 일일이 확인하는 공공기관이나 백화점 등 비슷한 규모의 건물들과 대조된다.
이 건물 방역은 오로지 민간에 맡겨져 있었다.

"요즘 마스크도 구하기도 어렵잖아요. 건물이 알아서 방역 활동하기란 사실상 어렵죠" 건물 관리를 맡은 기업협의회 관계자가 답답한 속내를 꺼내 놨다.

협의회는 방역당국으로부터 마스크와 손 소독제, 열화상카메라 등 방역 물품에 대한 지원을 받은 적 없다고 하소연했다.

협의회는 대책으로 출근 전 등 하루 2번씩 건물 전체를 소독하지만, 소독약도 어렵사리 구했다고 전했다. 하얀색 방역복을 입은 직원은 화학약품 냄새가 진동하는 건물에서 방역에 분주했다.

이 탓인지 직장인들의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 카페 등 휴게 공간에 직원들이 붐벼야 할 점심시간이 다가왔는데도 테이블이 텅텅 비었을 정도다.

이 건물에 입주한 기업인 A씨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이곳은 '직격탄'을 맞는다고 했다.

건물 폐쇄에 이어 이미지 추락으로 거래업체 납품까지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A씨는 "대기업에 칫솔 등의 의약품을 한 달 안에 30만개 이상 납품하고 있다. 비용만 해도 7500여만원이다"며 "건물이 폐쇄되면 납품은 고사하고 의약 쪽이다보니 거래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최근 직원들이라도 감염에서 지켜주자는 생각으로 마스크를 구하려 동분서주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지상 10층 규모의 건물 4개 동에 기업들이 밀집한 용인테크노벨리지식산업센터도 하루 한 번 이상 건물 내부를 소독하는 등 평촌, 성남을 비롯한 도내 지식산업센터 23곳도 정부 방역지원을 받지 못해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은 처지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