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영어지도사 양성 아이들 가르쳐
환경정비·복지 등 3700여명 일자리


기관 노인 인권침해·학대방지 인증
보조금 증액과 복리후생비 인센티브


홀몸 어르신 방문 생활여건 전수조사
WHO 고령친화도시 네트워크 가입


한국 사회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를 맞고 있다. 빈부(80대 20) 격차도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성남시 노인인구는 지난해 12월 말 현재 12만5252명이다.

성남시 전체인구 94만2929명의 13%다. 노인인구는 매년 5000명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노인과 저소득층을 염두에 둔 복지정책의 설계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성남시의 톡톡 튀는 노인 복지정책에 대해 짚어본다.


◆최고의 노인복지... 일자리 창출

성남시는 단순한 일거리 제공을 넘어 성남형 '시니어 생활영어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만 60세 이상 노인이 '생활영어지도자' 양성 과정을 수료하고 자격증 취득 후 사회 취약계층(조부모, 기초생활수급자, 탈북자 등) 아동·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영어학습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지도사 70명이 취약계층 아동·청소년 350명에게 영어를 가르친다.

이 사업은 학습뿐 아니라 세대 간의 정서 교감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감성교육을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인자원 활용과 일자리의 질적 향상을 꾀한 사례도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시니어 생활영어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58억원을 들여 환경정비, 클린공원 지킴이, 실버 금연구역 지킴이, 반려견 계도, 복지도우미 등 7개 노인소일거리 사업을 추진해 3700여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 근로 능력이 있는 노인들에게 생산 활동과 용돈 마련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노인 인권 강화... '안심돌봄 인증제'

성남시는 노인 환자 인권침해와 학대 방지를 위한 사업도 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7월부터 노인 시설의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장기요양기관 더 편한 안심돌봄 인증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성남지역 노인요양시설(요양원) 49곳과 주야간노인보호센터 13곳이 시설, 전문인력, 영양 서비스, 인권 보호, 응급상황 관리 등 5대 영역 21개 지표, 39개 항목에 대한 기준을 채워 신청하면 심사위원회의 현장 평가와 심사를 거쳐 우수시설로 인증하게 된다.

시는 인증 시설에 보조금 증액과 복리후생비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인증 갱신은 3년마다 한다.

올해 장기요양기관 가운데 3곳을 안심돌봄 인증기관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시는 앞서 지난해 성남시노인보건센터 등 3곳을 안심돌봄 인증기관으로 뽑았다.
노인인권보호 교육도 강화하기로 했다.

시는 경기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함께 진행하는 노인 인권교육을 연 1차례에서 7차례로 늘리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인권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 "요양 시설의 서비스 질을 높여 입소 노인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겠다"고 했다.

또 노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복지시설을 확충한다. 시는 이를 위해 40억원을 투입한다. 중원노인종합복지관, 중탑경로당, 갈현동경로당 등 준공된 지 20년이 지나 낡은 노인 복지시설을 리모델링하고 증축공사를 벌이기로 했다.


◆'똑똑! 안녕하세요!'... 홀로 사는 노인 전수조사

성남시는 고독사를 예방하고 노인돌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홀로 사는 노인 전수조사인 '똑똑! 안녕하세요!' 사업을 시행했다.

시는 지난해 10월1일부터 12월26일까지 홀로 사는 노인 6137명을 대상으로 주거상태, 경제·사회활동, 서비스 이용 등을 알아보기 위해 방문 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3366명 중 2072명(61.5%)이 사회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3366명 가운데 31.9%인 1074명은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고 답한 반면, 2292명(68.1%)은 경제활동을 하지 않아 수입이 없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응답자 3366명 중 481명(14.28%)은 돌봄, 일자리, 경제, 주거, 반찬 지원 등의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시는 이 조사 결과를 노인 개별 상담과 분산돼 있는 돌봄 서비스를 통합하는 데 반영해 사용자 중심의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펴나가기로 했다.

세계보건기구(WHO)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GNAFCC) 가입을 위한 기초 자료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세계보건기구(WHO)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GNAFCC) 가입

성남시는 11월쯤 세계보건기구(WHO)가 추진하는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GNAFCC) 가입을 선포할 계획이다.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는 전 세계 고령화와 도시화 문제에 공동대응하기 위해 만든 국제 조직이다.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는 교통수단 편의성, 주거환경 안전성, 여가 및 사회활동, 존중 및 사회통합, 건강 및 지역돌봄 등 8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2019년 12월 말 현재 세계 41개 국가 900여개 도시가 가입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부산·제주·수원·정읍 등 13개 도시가 인증을 받았다.

시는 고령친화조시조성위원회를 꾸리고 기본계획 및 3개년 실행계획 수립, 가입 신청 등의 절차를 밟아 나갈 방침이다.

앞서 시는 지난해 2월 18일 '고령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은수미 성남시장은 "내년은 성남의 빼놓을 수 없는 역사, 광주대단지 사건 50주년이 되는 해다.

이주민들이 흘렸던 땀이 있었기 때문에 성남이 전국 최고의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면서 "WHO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가입을 시작으로 복지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삶의 질을 높여 노인이 행복한 도시 성남을 만들겠다"고 했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