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월 매달 이색 테마공연 … 다양한 장르 융합 '클래식 쉽고 재밌게 즐기는 법' 제시
그림 영사·배경음악 연주 '그림책 콘서트' 숨은 연주자 찾아가는 '움직임 콘서트' 인기폭발
▲ 더뮤엘 '휴식소리 콘서트'

클래식 음악을 그림책으로 본다면? 잠들기 위한 클래식 공연이 있다면? 실제로 그런 클래식 공연이 존재한다. 경기상상캠퍼스 입주 그루버 더뮤엘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콘서트가 대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어렵고 따분할 것 같은 클래식 음악의 색다른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더뮤엘을 지난 16일 찾았다.

#WHAT 더뮤엘은?

더뮤엘은 음악, 미술,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들로 구성된 문화예술단체다. 클래식 음악을 기반으로 예술 장르의 융합을 시도하고 문화예술공연 프로그램을 기획, 제작, 공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 '그림책 클래식 콘서트' 등 참신한 공연 유치를 통해 더욱 쉽고 우리 삶 가까이에 살아 숨 쉬는 예술과 즐거운 예술을 전하고자 하는 것을 모토로 어린아이부터 성인을 아우르는 공연, 열린 공간에서의 공연을 실행해가고 있다.

#HOW 더뮤엘에서는?

더뮤엘에서는 김서현 문화기획자를 필두로 클래식 연주자, 나레이션, 인문학자, 보컬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문화 프로그램을 기획, 공연하고 있다.
더뮤엘의 대표 문화기획프로그램, '휴식소리 콘서트'는 4월부터 10월까지 매달 각 테마별로 진행되는 이색 콘서트다. 지난해 휴식소리 콘서트에서는 4월 플라워 콘서트를 시작으로 5월 그림책 클래식 콘서트, 6월 슬리핑 콘서트, 8월 움직임 콘서트, 10월 시니어 콘서트 등이 다채롭게 펼쳐졌다.

특히 '슬리핑 콘서트'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경직된 자세로 음악감상을 하는 형태가 아닌 휴식과 숙면을 취하면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빈백(폴리우레탄으로 된 원단 안에 작은 충전재를 채워 넣어 신축성이 좋고 푹신한 의자)이 마련된 특별한 공간에서 즐기는 공연이다.

또 '그림책 클래식 콘서트'는 그림책 작품을 선정, 영상을 보여주고 배경에 맞는 클래식 공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움직임 콘서트'는 관객 참여형 콘서트다. 광교 호수공원 일대 곳곳에 숨어있는 연주자들을 찾아 연주자들의 공연을 감상하고 스탬프를 찍어오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 밖에도 '문화재 콘서트'에서는 지역 내 문화재 공간을 무대로 꾸며 문화재를 그림책으로 설명하고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는 문화기획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문화재 콘서트'를 통해 역사 의식을 고취시키고 우리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는 '수원 구 부국원'을 테마로 김선진 작가의 '나의 작은집' 그림책과 연관지어 소개하고 이에 걸맞은 클래식 음악 공연을 선보였다. 올해 더뮤엘에서는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 강좌나 체험 프로그램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 더뮤엘 김서현(가운데) 대표가 연주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더뮤엘 김서현(가운데) 대표가 연주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WHO 김서현 더뮤엘 대표, 정형화된 클래식 공연에 도전장 … "어렵고 따분하단 편견 역이용해봤죠"

"쉬운 클래식 음악으로 지역민들과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문화를 큐레이팅하는 기획자, 김서현 더뮤엘 대표는 다양한 문화기획 프로그램들을 통해 클래식 음악을 쉽고 재밌게 즐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모차르트니 베토벤이니 어렵게만 느껴지는 클래식 음악도 더뮤엘을 만나는 순간, 대중가요보다 쉽고 친숙해지는 진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클래식 음악을 미술 또는 스토리와 접목해 단순히 음악적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닌 그야말로 음악을 감상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취지입니다. 또 관객이 직접 음악 작품 속에 스며들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획을 구상하고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이를 테면 '휴식소리 콘서트'와 같은 기획들이 그렇습니다."

더뮤엘의 전매특허 문화기획 프로그램, '휴식소리 콘서트'는 꽃, 그림책, 잠 등 다양한 테마를 가지고 연주하는 클래식 음악 콘서트다. 여러 테마 중 지난해 6월, 광교 푸른숲 도서관에서 열린 '슬리핑 콘서트'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많은 분들이 클래식 음악을 따분하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역 이용해보자는 취지에서 연 공연이었죠. 말 그대로 공연을 보면서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공연장 주변으로 빈백을 설치해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직장 생활이 고단한 아빠, 육아 스트레스를 받는 엄마, 마냥 즐거운 우리 아이들까지 쉼을 선물할 수 있었던 공연이었습니다."

더뮤엘이 지난해 야심차게 선보인 '그림책 클래식 콘서트'는 국내 클래식 공연 역사상 전무후무한 공연이다. '그림책 클래식 콘서트'는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면서 그림책을 영사해 보여주거나 스토리를 낭독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그림책에서 보여지는 이미지와 클래식 음악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음악의 시각화를 이뤄냈다는 점이 흥미롭다.

"더뮤엘의 독특한 공연 방식 중 하나가 그림과 결합한 형태의 클래식 음악입니다. 대개 클래식 음악을 대중들에게 소개할 땐 익숙하거나 많이 알려진 클래식 음악을 선곡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더뮤엘의 그림책 클래식 콘서트는 그림책을 통해 잘 모르거나 어려운 클래식 음악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친숙하게 만들어주는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또 그림책 공연이라해 아이를 데리고 왔던 어른들에게도 동심을 되새길 수 있는 인상적인 공연으로 남게 됐습니다."

김 대표는 미술사를 전공하고 오랜시간 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해왔다. 클래식보다는 오히려 미술작품을 보는 것이 더 익숙했다. 그러던 중 함께 일해 온 동료가 클래식 음악을 전공한 것을 알게 됐고, 동료를 통해 점차 클래식 음악에 매료됐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것이 클래식 음악과 미술의 융합 문화.

"클래식 음악과 미술을 결합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 관련 프로그램 강좌들을 기획해 운영한 결과 이같은 작업이 매우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본격적으로 음악 프로그램들을 기획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사업장을 꾸리게 됐지요."

정형화 된 진부한 클래식 공연 문화에 도전장을 내민 김 대표가 가진 무한한 잠재력과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앞으로 대중 앞에 어떤 형태로 선보일지 궁금하다. 김 대표에겐 작은 바람이 있다.

"음악이라는 건 눈에 보이지 않아 어렵게 느껴집니다. 또 미술은 눈에는 보이지만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죠. 이런 문화 예술을 대중들이 쉽고 재밌게 접할 수 있도록 중간다리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또 미술관이나 공연장을 가지 않고도 지역 도서관 같은 친숙한 공간을 통해 우리 삶 속에 녹아들어 지역민들이 문화 예술로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