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낮춘 '시민 청원' … '답변 기준 완화'로 활성화 나서
문턱 낮춘 '시민 청원' … '답변 기준 완화'로 활성화 나서
  • 최남춘
  • 승인 2020.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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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관심부족·공감수 저조

용인시 4000명→100명 변경

양평군수 답변은 300명으로


경기도내 지방정부들이 민선 7기 출범 이후 앞다퉈 도입한 시민청원제의 개선을 위해 청원답변 성립 기준을 완화하는 등 문턱을 낮추고 있다.

'주민과 소통 창구 마련'이라는 의미를 지녔지만 정작 시민들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했다는 고민에서다.

16일 도내 지방정부들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경기도청을 비롯해 도내 많은 지방정부가 '주민과 소통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벤치마킹한 주민청원 게시판을 잇달아 열었다.

경기도청은 지난해 1월부터 5만명이 동의한 청원에 대해 도지사나 관련 부서장이 직접 답하는 '경기도민 청원 게시판'을, 이천시(지난해 3월)는 500명 이상이 지지하는 청원에 시장이나 담당 부서장이 답하는 '시민청원 게시판'을, 성남시(지난해 1월)는 5000명 이상이 동의하는 청원에 대해 역시 같은 방식으로 답하는 청원 게시판을 운영 중이다.

양평군(지난해 5월)은 500명 이상이, 용인시(지난해 4월)는 4000명 이상이, 여주시(지난해 1월)는 500명 이상이, 구리시(올해 1월)는 500명 이상이 공감한 청원에 대해 역시 시장 등이 답하는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다.

시흥시(지난해 8월)는 50명이 공감하는 정책 제안에 대해 30일간 토론 후 시가 답변하는 정책 제안 사이트를, 광명시도 비슷한 절차의 시민소통공간을 열어 운영 중이다.

하지만 지방정부 청원 게시판이 주민들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 일부 사이트는 청원 건수 자체가 적은 것은 물론 청원이 올라오더라도 공감 수나 지지자 수가 극히 저조한 상태다.

이들은 게시판에 올라오는 청원이 지역적인 사안이 많아 일정 규모 이상의 지지자를 확보하기 어려운 데다가 중요한 청원의 경우 국민의 관심도가 높은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리고 있는 영향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정부는 청원 게시판 운영 활성화를 위한 방안 찾기에 고심중이다.

양평군은 지난해 5월부터 시행 중인 온라인 군민 청원에 대해 군수가 답변하는 '양평콕콕청원'을 같은 해 9월15일 개선했다.

고령화와 농업지역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하지 않은 주민들이 많은 점을 고려해 청원 성립을 위한 지지 인원을 양평군 인구수의 0.4%인 500명에서 0.25%인 300명으로 축소해 운영키로 했다.

또 양평군 대표 홈페이지 전면 개편 시 SNS(네이버,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를 이용한 간편 로그인 시스템을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지난 4개월간의 청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7건의 청원에 3610명이 조회해 17명만 지지의사를 표명하는 등 500명 이상 지지를 얻어 요건이 충족된 청원은 없었기 때문이다.

용인시도 다음달부터 온라인 시민청원 시 답변 기준을 4000명 이상에서 100명 이상으로 대폭 낮춘다.

다만 답변 방식을 30일간 100명 이상이 청원에 동의하면 시청 담당과장이, 1000명 이상이면 실·국장이, 4000명 이상이면 시장으로 바꿨다.

지난해 4월 도입 당시 무분별한 청원을 막기 위해 4000명 이상 동의를 청원성립 기준으로 정했는데, 이 기준이 너무 높다는 지적때문이다. 시민청원 창구 개설 이후 등록된 청원은 총 481건이었으나, 청원이 성립된 경우는 5건에 그쳤다.

경기도도 기준 완화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지난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경기도민 청원제도' 기준을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도는 단순한 인원 줄이기가 아닌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선을 고민 중이다.

도 관계자는 "지난 1년 동안 청원 게시판을 운영해본 결과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며 "다만 기준 인원 줄이기에 따른 혼란과 이전 답변에 대한 민원, 시민들의 개선 요구 등 운영 시스템 개편 등 다각도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충북교육청, 전남 여수시, 경북 경주시 등도 청원 성립 인원을 낮췄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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