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너 어디 있었니?] 54. 분탕 焚蕩
[한자 너 어디 있었니?] 54. 분탕 焚蕩
  • 인천일보
  • 승인 2020.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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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제점 의원, 출마 삼가야

 

▲ 끓는 물(湯탕)에서는 채소(艹초)나 미꾸라지나 뭉그러지기 마련이다. / 그림=소헌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채 100일도 남지 않았다. 국회란 인민의 대표로 구성한 입법기관으로서 민의(民意)를 받들어 법치의 기초인 법률을 제정하며, 행정부와 사법부를 감시하고, 그 책임을 추궁하는 따위의 여러 가지 국가의 중요사항을 의결하는 권한을 가진다. 의원은 불체포 특권과 면책특권을 비롯하여 재정에서도 웬만한 중소기업에 버금가는 특혜를 누리게 된다.

"국회에 들어와 보니 나보다 웃기는 놈들이 너무 많아. 코미디공부 많이 하고 떠난다."

전설적인 코미디언 고(故) 이주일이 국회의원직을 마친 후 국회를 떠나면서 한 말이다. 아마도 정치야합을 최우선하는 국회의 특성에서 느낀 환멸일 것이다. 야합(野合)이란 ①좋지 못한 목적으로 서로 어울리다. ②부부가 아닌 남녀가 서로 정을 통하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野(야)를 더 오래 전에는 (야)로 썼다. 수풀(林)로 덮인 땅(土)이다. 이 글자를 남근(男根)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추어분탕(鰍魚焚蕩)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려 놓는다. 흙탕물을 내는 뜻을 지닌 분탕(焚蕩)은 아주 야단스럽고 부산하게 소동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일부에서는 보수대통합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당정치를 전제로 하는 국회에서는 싫으나 좋으나 무리(黨당)를 지어 정치판에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당을 만들고 당에서 탈퇴하는 이유는 합당해야 한다. 인민들은 다 보고 있다. 그가 미꾸라지인지 아닌지.


추 [미꾸라지 / 밟다]
①가을날(秋추) 논두렁에서 사는 작은 물고기(魚어)가 미꾸라지(鰍추)다.

②자신에게 이롭지 않으면 살살 빠져나가는 사람을 비유한다.

③참고로 가을날 벼에 달라붙은 메뚜기 모양을 한 글자인 (추)는 秋의 고자(古字)로 서예가들이 멋을 부리기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분 [불사르다 / 넘어뜨리다]
①나무 두 개(木+木)가 모이면 林(수풀 림)이 되고, 세 개 모이면 森(빽빽할 삼)이 된다.

②숲(林)에 불(火)을 놓아 모두 태워버리고 넘어뜨리는 焚(분)은 (분)과 같은 글자다.


탕 [방탕하다 / 쓸어버리다 / 허물어뜨리다]
①陽(볕 양)의 본자인 (양)은 日(해 일)과 而(말 이을 이)가 합쳐졌다. 햇볕이 끊이지 않고 이어서 쬐는 형상으로 '양지'라는 뜻을 담고 있다.

②湯(끊일 탕)은 햇볕()이 내리쬐어 물(수)이 끓는 형상이다.

③끓는 물(湯)에 채소(초)를 데치면 흐물흐물 뭉그러진다.


"군자는 남과 사이좋게 지내기는 하지만 자기중심과 원칙을 잃지 않으며, 소인은 같이 다니되 화합하지 못하다." (和而不同 同而不和 화이부동 동이불화·논어). 민중은 당장에 국회의원 숫자나 특혜를 줄일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이 어느 당에 끼어들어가든 최소한 앞선 국회에서 본회의 출석, 상임위원회 출석, 법안대표발의 등 낙제점에 해당되는 자들은 혈세를 낭비하는 무능력한 자들이니 그들의 당선을 막을 것이다. 그 이전에 스스로 미꾸라지라고 여기는 소인들은 알아서 물웅덩이에서 나갔으면 좋겠다.

/전성배 한문학자·민족언어연구원장·'수필처럼 한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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