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의 인천국제성모병원 병문안 길에 '탁옥로'라는 도로명이 눈에 띄었다. 도로명이 어떻게 명명되었는지? 내가 부임한 학교의 지명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생겼다.

먼저 지명의 유래를 알아보기 위하여 인터넷상으로 지도의 스카이뷰를 통해 인천 부평, 서구, 계양구 지형을 살펴보았다. 계양산, 천마산, 원적산, 함봉산, 철마산, 성주산, 소래산, 원미산, 지양산, 수명산 등의 올망졸망한 여러 산들이 부평과 부천을 둥그렇게 둘러싸고 있으며, 김포공항 쪽은 막힌 산이 없는 평지임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좀더 전문적인 지질자원연구원의 지질도를 참고해 보니 이 지역(부평과 부천)이 중생대에 화산폭발의 중심지인 칼데라였다. 제주도 한라산의 백록담처럼 공식적인 학술 용어가 '부평 칼데라'로 정의되어 있고, 인천에서 가장 높은 계양산은 칼데라를 감싸고 있는 외륜산 중의 하나였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인천 서구 원당 지역은 지질학적으로도 화산 폭발의 배후지로 매우 안정된 곳임을 알 수 있었다.
인천원당고 주변에 있는 원당동, 당하동, 마전동, 백석동 지명의 유래도 살펴보았다.

원당의 유래는 원래 으뜸 원(元)이 아닌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말할 때 '소원'의 '원'인 바랄 원(願)이었으며, 바람의 원당(願堂)에서 으뜸의 원당(元堂)으로 변한 지명이었다.

원당이란 지명은 경기도 일산이나 충남 당진에도 있는데 그 의미는 모두 유사한 듯하다. 이는 원당이 조선시대의 매우 존엄한 왕실의 기도처였다는 것이다. 당하(堂下)는 사하(寺下) 즉, 절 밑 동네를 의미하며, 마전(麻田)은 삼, 모시밭을 의미하는데 마(麻)를 재배하여 절이나 왕실에 납품한 동네임을 알 수 있다.
백석(白石)은 흰돌 즉 옥(玉)을 의미하며, 서구청 인근의 대로(大路) 이름이 탁옥로(啄 쪼을 탁, 玉 구슬 옥)로 명명하게 된 것은 장인들이 원석의 옥을 쪼아 보석의 옥으로 다듬던 동네로 풀이할 수 있다.

잠시 어려운 한자를 살펴보자. 쪼을 탁(啄)은 부화하려는 병아리를 어미 닭이 밖에서 깨어주는 '탁'을 의미하고, 쪼을 줄은 부화해 밖을 나가려는 병아리가 계란 안에서 밖을 향해 어미 닭에게 도와달라는 의미의 '줄'을 뜻한다. 이를 '줄탁동시'라 한다.

윤진수 인천 원당고등학교교장


학생들의 요구에 맞추어 교사가 동시에 반응해 도와준다는 숭고한 교육적 가치가 내재된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인천시 서구 탁옥로 지명의 유래를 통해 줄탁동시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면서, 교육공동체로서 학생과 교사가 함께 성장하길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