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 이주아동' 절반 아파도 병원 못가
'미등록 이주아동' 절반 아파도 병원 못가
  • 김은섭
  • 승인 2019.12.1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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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건강권 실태 조사
경기도내 '미등록 이주아동' 가정 중 절반 이상이 자녀가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가 불법체류자라는 이유로 출생신고를 하지 못하다보니,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12일 경기도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미등록 이주아동 건강권 지원을 위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도내 18세 이하 미등록 이주아동 양육 부모 340명, 자녀 468명, 이해관계자 154명, 전문가 33명 등을 대상으로 설문·면접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가 올해 1~10월 10개월간 수행했다.

조사 결과, 자녀가 아픈데도 병원에 데려가지 못한 경험이 있는 경우가 52.1%에 달했다.
이유는 '병원비가 비싸서'가 39.3%로 가장 많았고, '병원에 데려갈 사람이 없어서' 18.2%, '의사소통이 어려워서' 17.6% 순이었다.
또 응답자의 73.8%는 한국에서 임신·출산 경험이 있었으며, 시설이 아닌 집에서 산후 조리한 경우가 78.9%로 가장 많았다.

출산 후 쉬지 못한 경우도 12.4%에 이르는 등 대부분 산모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경제적 요인들은 자녀들의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들의 스트레스 요인을 살펴보면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장 컸고, 이어 '한국어의 어려움과 미래', '공부하는 문제', '외모 및 신체조건', '가족간의 갈등' 순으로 확인됐다.
반면 '보건소에서 만 12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감염병 무료 예방접종'에 대해 알고 있는 경우는 절반에 못 미치는 40.4%에 불과해 의료복지 관련 서비스에 대한 정보부족 문제도 다소 심각했다.
더욱이 공공의료 등에서 제공하는 긴급의료비 지원에 대해 알고 있는 경우는 16.3%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고, 자녀가 무료건강검진을 '받은 적 없다'는 응답은 57.9%로, '받은 적 있다' 40.6%를 훨씬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개선(포용적 관점에서의 출생등록제 및 건강보험제도 시행) ▲기존 복지제도 활용(필수예방접종·취약계층 진료비 지원·산후조리 지원 등) ▲의료시설 이용 편의 제공(의료통역콜센터 운영 등) ▲전달 체계 활성화(보건의료 서비스 정보 제공 및 교육권 강화) ▲범국가·범정부·범시민사회 차원에서의 이주 거버넌스 구축 등 5개 범주 14개 시책을 제안했다.
연구책임자인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 오경석 소장은 "조사 결과 미등록 이주아동의 전반적 건강 수준과 경제적 환경은 나쁜 편에 해당됐으며, 필수의료서비스 제공 정도도 부족했다"며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미등록 아동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시책 마련이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허성철 도 외국인정책과장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중앙정부 및 유관기관과의 적극 협업을 추진, 국제 수준에 부응하는 미등록 이주아동 건강권 지원을 위한 시책을 마련해 시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를 통해 파악된 468명의 미등록 아동 중 70.1%가 한국에서 출생했으며, 6세 이하의 영유아가 64.9%로 가장 많았다. 자녀가 보육 또는 교육 기관에 다니지 않는 경우는 전체 응답자의 24.3%에 달했다.
/의정부=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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